모처럼 여고 동창모임에 참석하려고 염색을 하는데 남편이 급하게 나를 찾았다. 웬일인가 싶어 “나, 여기 있는데, 왜요?” 말하며 고개를 돌렸는데 그만 갑자기 왼쪽 등짝이 뜨끔했다. 숨을 쉬지 못할 격한 통증이 한차례 지나간 이후 몸이 굳어지는 것 같더니, 갑자기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듯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나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처음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동네 단골 한의원에 가서야 그것이 ‘담’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의 며칠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어려워졌다. 식사
[대전]=스타트뉴스=이근희기자]='3년만에 나타난 메르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다에서 열리는 축구경기 중계를 보았다. 8월27일 새벽5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준 낭패감 때문에 괜히 아침잠만 설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속에서 채널을 찾은 것인데 예상과 달리 그들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군더더기 없는 패스와 과감한 몸놀림으로 선재 골을 넣더니, 곧 동점골을 허용하고도 여유를 찾으며 추가골을 넣고, 역전 위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굴복시켜 대한민국 축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늦잠에서 깨어난 아내로부터 새벽부터 질러대는 내 괴성 때문에 동네 챙피해서 못 살
흙 수저 아이 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K-pop 역사를 새로 썼다.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3개월 만에 두 번씩이나 연거푸 정상을 차지한 기록을 세웠다.이들은 지난 8월 24일 발표한 3집 리 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앤서’로 한국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1위에 두 번씩이나 등극하여 세계를 깜작 놀라게 했다.앞서 ‘방탄소년단’ 은 5월 3집 ‘러브 유어 셀프 전-티어’ 로 이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한 해에 두 번씩이나 1위를 차지한 뮤지션은 ‘비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 ‘에
얼마 전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내가 더 나이를 먹으면 무엇을 할까?” 라고 물었다. 지금은 직장에 근무도 하고 강의도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경찰 퇴직 후 재취업한 직장도 퇴직 할 테고 강의도 점점 줄어들 텐데, 100세 시대에 더 나이 먹은 내일에 대한 걱정이 된다.아내의 대답,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요양병원에 가게 되어있어요. 그렇지만 100세 시대에 요양원은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진 마지막 관문이 예요”, “강의가면 내일을 어떻게 준비하라고 말해?” 라고 되묻는다. 내가 좋아하는 기술, 내가
[대전]=스타트뉴스=이근희기자]='이상 기온으로 고기보다 귀해진 채소'
최근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우리정부와 미국의 방침이 추진되고 있다. 이과정에서 우리정부의 대북 대처가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우선 국방부가 우리의 국방정책을 공개하는 금년 하반기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이 우리의 적(敵)이라는 문구의 삭제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또한 국방부는 5년마다 발행하는 군 장병 정신지도교재에서도 북한정권과 북한군이 현존하는 위협의 실체이자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는 내용의 삭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이 교재의 이번 개정에서 18개장으로 구성돼있는 내용을 12개장으로 대폭 축소하면서 대한민국을 위
지난 국민의당 출현 동기는 적대적 공생관계인 양당 기득권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이 새 정치의 길을 열기위한 몸부림이자 갈망이었다.한편 다당제의 착근과 제3의 길을 모색한 결과로 26.74% 지지의 표출이 그 증거다. 무엇을 잘해서 지지한 것이 아니라 잘 해 보라는 과제를 준 것이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창당 초심의 결기는 퇴색되고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투미한 상태로 대선이 치러졌고 후보의 역량과 한계가 드러나면서 대선에서 참패했다. 참패 후에도 기회는 있었다. 당을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원칙과 초심을 회복했었다면 다시
9월입니다. 떠날 기세가 전혀 보이지 않던 무더위도 점점 사그라지고 잔 물 끓듯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자고나면 햇살 눈부신 가을이 군데군데 고여 있습니다. 계절의 약속은 풍요를 이끌고 생명의 땀방울들이 송골송골 맺힌 대지는 가을 채색에 바쁩니다. 9월은 우리에게 3월 신학기처럼 각별한 달입니다. 우리교육청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왔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정호승 시인님의 시구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입니다.
6.13지방선거를 통해 지역주민의 대표로 뽑힌 전국지방의회가 지난 7월 개원 후부터 의장단,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장기간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이와 같은 꼴 볼견은 서울을 비롯한 부산, 인천, 광주, 대전, 경기, 경남 등 전국 곳곳에서 자리다툼을 벌이며 볼썽사나운 작태를 보이고 있어 국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해마다 지방의회의 고질병으로 번지고 있는 감투싸움이 여야는 물론 심지어 같은 당 끼리도 벌어져 그야말로 아군도 적군도 없는 이전투구의 양상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정말 조폭들이나 할 법한 몰상식한 행동을 서슴없이 답습
최근 우리사회는 국민연금제도의 개편을 둘러싸고 격한 논란이 한창이다.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가 제시한 국민연금 재정추계 및 제도개편안이 알려지면서 여기저기서 불만과 비판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수는 2200만명이며 635조원의 기금이 적립돼 있으나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과 급격한 노령화, 그리고 낮은 경제 성장으로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어들고 반면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어나기 때문이다.위원회는 현행 보험료와 연금액 수준을 그대로 유지해가면 2057년엔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
여행은 그 자체로 삶의 쉼표가 된다.쉼표는 그 뜻처럼 쉼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얻는 '쉼과 여유' 미지의 세계에서 느끼는 '넓은 시야와 깨달음' 이런 것들이 새롭게 나를 만나는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이 나를 반추해보고 반성하는 계기도 되기에 될 수 있는 한 여행은 혼자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 한다.낭만 가득한 여유도 누려보고 자연과 하나 되는 동화 속 세상도 접해보며 참다운 고독이 무엇인지 맛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
[대전]=스타트뉴스=이근희기자]='열에 아홉은...'
[대전]=스타트뉴스=이근희기자]='전면폐지...필수비용 빼고?'
지난 13일 여야가 ‘쌈짓돈’ 논란을 빚었던 연간 62억 원 정도의 국회 활동비(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한다고 국민 앞에 버젓이 맹세했다.그러나 며칠도 안 되어 꼼수를 부린다는 소식이 솔솔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한때 특활비를 폐지한다는 소리에 이게 웬일인가 했다.아닌 게 아니라 연간 국회활동비 62억 원 중 여야 교섭단체에 지원되는 특활비 15억 원만 폐지하고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에게 지원하는 특활비는 삭감한다고 하니 사실상 “반쪽폐지”, “꼼수폐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故) 노회찬의원이 법안 발의안인 국회의원 특활비
시정신이란 한 편의 시가 창작되기 전에 시인이 지닌 시적 감동의 내용을 가리키며 한 마디로 시 창조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서 한 편의 완성된 시를 poem이라 하는데 창작 이전의 시적 감동의 내용은 아직 시가 아닌 시 창작의 원류인 셈이다. 시를 뜻하는 영어 poetry는 희랍어 poiesis에서 유래되었으며 한자어 詩라는 단어가 言 + 寺(持)이듯 이 또한 언어로 이루어지는 창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시인은 자신을 둘러싼 자연 속에서 생명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한 시간에 갇힌 스스로의 실존적 상황을 외
최근 정부가 원격진료 시행을 위한 법률개정을 추진하면서 다시 의료계, 관계기관, 민간단체등이 찬·반으로 갈려 격론을 벌이고 있다.원격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컴퓨터, 화상통신, IT등을 활용 멀리 떨어져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진단, 치료, 관리하는 방식이다.원격의료가 시행되면 섬지역이나 벽지농촌등 병원이 멀리 있는 지역의 주민들, 장애인이나 고령자등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 군부대에 근무하거나 원양어선 선원등 병원에 가기 어려운 의료취약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노당이나 요양시설에 있는 노
얼마 전 지하상가를 지나는데 “서장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있어 뒤 돌아 보니 재직 시절에 경찰서에서 팀장을 하시다 퇴직하신 분이였다.얼마 전 까지 근무했던 경찰서 앞 지하상가에서 경비원 복장에 경비원 모자까지 쓰고 당당하고 환한 얼굴이었다. 반가움에 앞서 놀라움과 함께 존경스런 마음이 들었다. 경찰서 경감까지 했지만 퇴직하고 쉬다가 출근할 직장이 생겼을 때 너무 좋아 출근 전날 넥타이를 몇 번이나 고쳐 메 보았다고 한다. 과거를 내려놓고 현실에 발 빠르게 적응한 그 분이 부럽기까지 하였다.언제 부터인가 우리는 현실 보다는 체면이 앞
우리는 늘 경계에 선다. 간혹 우리는 경계(境界)를 한계라 하기도 한다. 때론 경계에 서서 경계를 넘기도 하고 경계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지경에 다다르기도 한다.산다는 일은 어쩌면 그렇게 경계를 서로 나누는 일일 수도 있다. 생과 사, 나와 너, 안과 밖. 만남과 나눔. 그렇다. 주변인, 경계인들은 늘 애틋하고 쓸쓸하다. 문을 열든 문을 닫든 경계에 대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그 결과는 우리들 몫이기에. 그렇기에 경계는 흐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가.경계를 무너뜨리지 못하면 뛰어넘지 못한다. 경계에 빠지면 뇌란(
[대전]=스타트뉴스=이근희기자]='18년 만에 만난 실업자의 높은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