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룡 명사칼럼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정기룡 명사칼럼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 양해석
  • 승인 2018.09.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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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세상을 보는 窓_정기룡[미래현장전략연구소 소장. 전, 대덕·둔산·동부·중부경찰서장]
▶정기룡 소장
▶정기룡 소장

얼마 전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하다가 내가 더 나이를 먹으면 무엇을 할까?” 라고 물었다. 지금은 직장에 근무도 하고 강의도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경찰 퇴직 후 재취업한 직장도 퇴직 할 테고 강의도 점점 줄어들 텐데, 100세 시대에 더 나이 먹은 내일에 대한 걱정이 된다.

아내의 대답,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요양병원에 가게 되어있어요. 그렇지만 100세 시대에 요양원은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진 마지막 관문이 예요”, “강의가면 내일을 어떻게 준비하라고 말해?” 라고 되묻는다. 내가 좋아하는 기술, 내가 남보다 좀 더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하지!”라고 말했더니 당신이 강의 할 때 강의 사이에 노래 한곡 씩 하는 것이, 강의에 활력도 되고 반응도 나쁘지 않던데, 노래도 잘하고 노래하는 것 좋아 하잖아요!” 라고 하면서 당신 노래교실 강사하면 어떨까?” 라고 한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노래강사? 말도 안 돼! 경찰서장 체면이 있지”, 그런데 갑자기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작년 7월 휴가 때 부여에 계신 장모님 모시러 가는데 농협 노래교실에 계시다고 그리로 오라고 하신다. 밖에서부터 노래 소리가 들린다. 아내와 함께 강의실로 들어갔더니 어르신들이 150여분이 노래 부르시다가 시선이 모두 우리에게 쏠렸다. ! 노래 강사님의 성화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신나는 노래를 한 곡 불렀다. 아내의 표현에 의하면 순간, 물 만난 고기같았다고~, 그 후 장모님을 만나면 어르신들이 노래 잘하는 그 사위 언제 오냐고 물어보신다고 한다.

갑자기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다. 나는 그 이후로 노래강사 지망생이 되었다. ‘쇳 불도 단김에 빼라고 했듯이, 잘 아는 방송국 작가님께 사정을 말했더니 서장님, 좋은 선택이시네요”. 노래강사 한분을 소개받아 통화를 했다. 다음 주 목요일 오후에 백화점 문화센터에 노래교실이 있으니 그리로 오라고 하신다. 갔더니 장모님 다니시는 부여 노래교실과는 차원이 다르게 느껴진다. 아무리 찾아도 남자는 한명도 보이질 않고 아줌마들만 200여분 정도 앉아있다. 갑자기 그 자리에 들어갈 자신이 없어졌다. 아내에게 다음 주 부터 가겠다고 전화 하니 빨리 들어가서 맨 앞에 앉아 인증사진 찍어 보내라고 한다. 할 수 없이 들어가 맨 앞에 않았는데 노래 강사님이 특별소개를 해 주신다. 진땀이 흐른다. “소개 안 해도 괜찮은데”, 이 지역에서 경찰서장 하신분인데~ 라고 하며 노래까지 한곡 신청하셔서 내친 김에 나훈아씨의 머나먼 고향을 불렀다. 지금은 시간 될 때마다 그 노래교실에 다니고 있다.

퇴직하고 나서 가끔 전직 경찰관들과 요양병원 등에서 노래봉사를 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노래교실에 와 있다. 알아보니 대학 평생교육원 노래교실 강사과정이 있다고 해서 등록을 했다. 야간 1년 과정, 1주일에 하루수업으로 9월부터 시작한다.

노래강사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어떤 분들이 수업에 올지도 기대가 된다.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늙는다. ‘후반전 인생, 어떻게 열매를 맺어갈까?’ 는 인생 전반전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못했던 일,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일, 내가 잘하는 것들을 찾아 살아가는 것도 행복을 만드는 일 중의 하나이다.

하 하, ‘아내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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