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세 명의 언니가 있다. 그 중에 유독 유행에 민감한 둘째 언니는 남보다 튀는 옷 입기를 좋아했다. 요즘처럼 물자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적은 돈으로 멋을 내려면 판도라 상자만큼이나 다양한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구제 가게가 제 격이었다. 그곳에서 눈썰미 있게 찾아낸 개나리 색 원피스를 입은 둘째 언니의 모습은 아직도 내 기억에 선연하다. 함께 외출을 할 때마다 언니에게 쏟아지던 뭍 시선 때문에 내 어깨도 덩달아 으쓱했다. 언니는 동행하는 내게도 그 시절 유행이었던 분홍색 맘보바지를 입혔다. 언니와의 외출은 내게 늘 짜릿한 기쁨을
한밤중,정적을 뒤 흔든 컬러링소리에 더듬더듬 손을 뻗어 폰을 집어 든다. “방금 어머님이 운명 하셨습니다.” 요양원 원장의 차분한 목소리.새벽 2시 5분을 지나고 있었다.치매로 인지능력과 언어, 보행능력을 잃은 지 4년여, 어머님은 98세의 생을 마감하며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누구나 부모님 마지막 길은 좋은 날로 편안히 가시길 원하리라. 올 여름은 얼마나 무더웠던가! 가시기 전날 대전 기온은 39도 5부.그런데 장례 치르는 3일간은 기적처럼 선선한 가을 날씨 그대로 이었다.무더위 막바지에 찾아주시는 조문객들에게 그나마 조금은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면 기분이 좋고 가꾼 사람의 마음과 정성을 읽을 수 있다.손이 자주 가야하고 잡초나 불필요한 것들은 뽑고 잔가지들은 정리를 해줘야 한다.또한 적당히 물을 주고 때에 따라선 영양도 공급해 줘야한다. 그렇게 가꾸다가도 며칠만 방치하면 잡초가 차올라 온다.우리 마음도 정원과 같아서 가꾸지 않으면 시기, 미움, 분노 같은 것이 자라 마음 밭이 황폐해 질 뿐 아니라 남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우리 육체는 마음의 노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창의력과 지혜를 발휘하기도 하고 인생을 파괴시키고 남을 절망시키는 무서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수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8년 82.4세(남자 79.3세, 여자 85.4세)로 2007년 79.2세(남자 75.9세, 여자 82.5세)이며, 최근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지 17년 만이다. 우리보다 앞서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걸린 시간이 24년, 미국이 71년, 프랑스가 115년인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이다. 현재의 속도로 고령화
매년 10월은 한국 과학자에게는 잔인한 달.이유는 노밸 과학상을 발표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무역 1조 달라를 달성한 나라가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가끔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리나라는 언제쯤 노벨 과학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부끄러워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연구풍토나 교육/과학 제도를 보면 너무나 한심하고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먼저 ‘16년과’17년 노벨상 수상자를 살펴보자.‘16년 물리학상 - 데이비드 사울리스(82세), 던컨 홀테인(65세), 마이클 코스털리츠(74
우리나라는 지금 가계 빚 1500조원 시대를 맞고 있다.우리나라 가계 빚이 무섭게 증가하여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위험수위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자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가계 빚은 1493조2천억원으로 1500조원의 턱밑까지 다다랐다.가계 빚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나 할부로 구입한 판매신용금액을 합한 것이다. 2008년 가계 빚 723조5215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긴 액수다.10년 만에 가계 빚이 2배로 늘어난 셈인데 대부분 부동산에 잠겨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연일 일부 보수언론들이나 야당들은 우리경제가 지금 IMF 시절인 2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가 진구렁에 깊이 빠져있는 것처럼 야단들이다.8월 실업자 수는 113만3000명이고 도. 소매업과 숙박. 음식업계에서는 20만2000명이 실직된 것은 오직 문재인정부가 경제용어도 없는 해괴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고집하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여 온 직격탄이라고 말하고 있다.과연 우리경제가 지금 도탄에 빠져 추락하고 있는 것인가!지난 2003년부터 15년 동안 우리나라가 걸어 온 경제지표를 곰곰이 따져보자.한나라의 경제는 국가채무와 통합재정수지, 경
모든 것의 시작에는 빛이 있었다.인류 문명이 시작될 때, 감성과 지혜를 구할 때, 예술에서, 종교에서,빛은 먼 곳을 보게 하고, 더 넓은 곳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교회당 창문의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는 신앙의 기원으로 돌아가려는 염원으로 만든 빛의 예술이다.해를 기다리며 바라는 꽃, 반 고흐가 그린〈해바라기〉- 해에 도달하고픈 염원을 나타내기라도 한 것일까? 그림 전체를 뒤덮은 노란 빛이 온화하면서도 강렬하다.한결같이 해를 사랑하는 뜨거운 열망의 흔적이 노란 빛에 찬란하다.빛을 배경으로 빛을 그린 그림!정신병의
우리나라 대외채권 액이 2018년 6월말 현재 8955억 달러(1002조원)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여 채권국으로 부상했다.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아야 할 돈이 갚아야 할 돈보다 훨씬 많다는 뜻이다.외환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2000년부터 시작하여 만 18년 동안 우리경제가 착실하게 성장되어 순 대외채권 액이 증가된 것이다.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국내경제가 펀더멘탈(Fundamental)이 강화된다는 시그널(Signal)이 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가 주목된다.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모처럼 여고 동창모임에 참석하려고 염색을 하는데 남편이 급하게 나를 찾았다. 웬일인가 싶어 “나, 여기 있는데, 왜요?” 말하며 고개를 돌렸는데 그만 갑자기 왼쪽 등짝이 뜨끔했다. 숨을 쉬지 못할 격한 통증이 한차례 지나간 이후 몸이 굳어지는 것 같더니, 갑자기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듯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나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처음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동네 단골 한의원에 가서야 그것이 ‘담’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후의 며칠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일상의 모든 것이 어려워졌다. 식사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다에서 열리는 축구경기 중계를 보았다. 8월27일 새벽5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준 낭패감 때문에 괜히 아침잠만 설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속에서 채널을 찾은 것인데 예상과 달리 그들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군더더기 없는 패스와 과감한 몸놀림으로 선재 골을 넣더니, 곧 동점골을 허용하고도 여유를 찾으며 추가골을 넣고, 역전 위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굴복시켜 대한민국 축구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늦잠에서 깨어난 아내로부터 새벽부터 질러대는 내 괴성 때문에 동네 챙피해서 못 살
흙 수저 아이 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K-pop 역사를 새로 썼다.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3개월 만에 두 번씩이나 연거푸 정상을 차지한 기록을 세웠다.이들은 지난 8월 24일 발표한 3집 리 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앤서’로 한국가수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1위에 두 번씩이나 등극하여 세계를 깜작 놀라게 했다.앞서 ‘방탄소년단’ 은 5월 3집 ‘러브 유어 셀프 전-티어’ 로 이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한 해에 두 번씩이나 1위를 차지한 뮤지션은 ‘비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