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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한탕위해 모두 모였다

기자명 유미나
  • 영화
  • 입력 2012.07.11 07:28
▲ 1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주연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타트뉴스=유미나기자] = 한국영화가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것을 두고 ‘안방이니까’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하기야 한국 영화는 TV드라마나 K팝과 달리 해외시장에서 한류를 일으키기에는 여전히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올 여름 이 영화를 꼭 보라. 계속 그렇게 생각하지는 못할 것이다.

10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관객들의 눈과 머리 그리고 마음까지 훔치기 시작한 최동훈(41) 감독의 범죄 액션 ‘도둑들’이다.‘

작전 설계자 ‘마카오 박’(김윤석), 리더 ‘뽀빠이’, 금고털이 ‘팹시’(김혜수), 줄타기 도둑 ‘예니콜’(전지현), 연기파 도둑 ‘씹던 껌’(김해숙) 등 한국 도둑들과 리더 ‘첸’(임달화), 총잡이 ‘앤드루’(오달수), 금고털이 ‘쥴리’(이신제), 총잡이 ‘조니’(증국상) 등 중국도둑들 합작해 마카오의 카지노 안 초강력 비밀금고 속에 꼭꼭 감춰져 있는 2000만 달러를 호가하는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이야기다.

▲ 1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주연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출연배우 김혜수가 무대로 오르고 있다.

이 영화가 처음 준비된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스티븐 소더버그(49) 감독의 ‘오션스 일레븐’(2001)을 떠올렸다. 각 분야 최고의 범죄자들이 힘을 합쳐 카지노를 턴다는 줄거리 때문에 최 감독이 그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미 지난달 6월12일 제작보고회에서 최 감독은 이를 일축했지만, 이후에도 그런 선입관은 여전했다.

그러나 이날 직접 지켜보니 최 감독이 그렇게 단호하고도 자신있게 “아니다”고 말할 만했다. ‘도둑들’은 ‘오션스 일레븐’과 굳이 비교한다면 한탕을 하기 위해 뭉친 범죄자들이 카지노를 무대로 범죄 행각을 벌인다는 정도만 같았을 뿐 그 외는 전혀 달랐다.

▲ 1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주연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히려 영화 여러 편을 단 한 편으로 선보였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굳이 ‘오션스 일레븐’이라고 고집하고 싶다면 ‘오션스’ 시리즈라고 해도 좋다. 그러나 그 뿐이 아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더한 것도 모자라 ‘본’ 시리즈까지 첨가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이아몬드를 되찾으러 온 홍콩 갱단에 맞서 마카오 박이 펼치는 ‘와이어 액션신’은 지난해 겨울을 사로잡은 액션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정도는 저리 가라다. 와이어 액션이라고 하면 뛰어오르고, 뛰어내리는데 와이어를 이용했겠구나 싶겠지만 이 영화의 와이어 액션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마카오 박과 갱단원 2명 등 총 3명이 와이어에 몸을 매단 채 벌이는 ‘공중 격투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그 동안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없었던 기발하고 짜릿한 액션의 백미였다.

마카오 박이 한중 도둑들을 끌어 모아 위험을 뚫고 다이아몬드를 훔치게 된 이유가 드러나는 순간은 액션 스릴러 ‘본 아이덴티티’(2002)를 볼 때 느낀 것 같은 전율이 몸을 휩쓸고 지나간다.

▲ 1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주연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팹시를 사이에 둔 마카오 박과 뽀빠이의 삼각 러브라인, 예니콜을 향한 감바노의 순정, 씹던 껌과 첸의 중년의 사랑 등 앞의 할리우드 영화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슴 찡한 멜로나 80년대를 풍미한 홍콩 느와르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한국홍콩 경찰과 홍콩 갱단의 총격전의 리얼함까지 갖췄다.

가히 영화 한 편 보러 가서 여러 편을 보고 오는 ‘최소 비용, 최대 효과’를 실현한 영화라 할 만하다. 그렇다고 그 영화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나라 유기 화학적으로 융합되면서 굳이 일컬어 시너지 효과라고 할 만큼 색다른 묘미를 주니 대만족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여름 한국 영화는 액션 블록버스터 ‘최종병기 활’이 약 747만명을 끌어 모으며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올 여름 시장 상황은 그때 보다 훨씬 나쁘다. 19일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하고, ‘도둑들’은 그 위세가 한국 극장가를 휩쓸고 있을 바로 한 주 뒤인 26일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 1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주연 영화 '도둑들(최동훈 감독)'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출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라고 대놓고 추천할 수 있는 것은 250만 관객의 '범죄의 재구성'(2004), 684만 관객의 '타짜'(2006), 620만 관객의 '전우치'(2009) 등 3연속 히트를 친 한국 오락 영화의 연금술사 최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부터 연출까지 도맡은 작품이기 때문도, 김윤석(43) 김혜수(41) 이정재(38) 전지현(30) 김해숙(56) 오달수(43) 김수현(23) 등 한 사람으로도 몇 백만명은 충분히 끌어모을 수 있는 스타들이 포진해서도 아니다. 영화가 지닌 무한한 재미와 과하지 않은 감동이 있는 덕이다.

한때 CF에도 등장했을 정도로 유명해진 말 중에 ‘유쾌’, ‘상쾌’, ‘통쾌’라는 쾌자 돌림말이 있다. 이 영화가 딱 그 말에 부합한다. 그런데 새로운 쾌자 돌림말을 하나 더 붙여보고 싶다. 바로 ‘명쾌’다. 보는 동안에는 뭔 내용인지 쏙쏙 들어 올 정도로 쉽고, 보고 난 뒤에는 뭘 말하고 싶었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릴 필요 없이 바로 이해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한여름 무더위에 찌들고 있을 우리들에게 유쾌, 상쾌, 통쾌, 명쾌함을 모조리 선사해주고 명실상부한 영화 한류까지 일으킬 모처럼의 국산 오락 영화의 탄생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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