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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六旬의 늦깎이 나이로 대전일보신춘문예 ‘품앗이’ 당선
2020년 첫 장편소설 ‘은골로 가는 길’, 2023년 연작 장편소설 ‘꽃피는 산골 교향곡’ 펴내

[포토뉴스] 열정과 끈기의 아이콘, 정장화 소설가 제20회 대전일보문학상 수상!

  • 포토뉴스
  • 입력 2023.12.05 09:25
  • 수정 2023.12.05 13:37
소설가 정장화( 제20회 대전일보 문학상 수상)
소설가 정장화( 제20회 대전일보 문학상 수상)

[대전=스타트뉴스 이철휘 기자] 중부권의 대표일간지 대전일보, 신춘문예 출신으로 구성된 대일문인협회 심사위원회(위원장 김해미)가 제20회 대전일보문학상 수상자로 정장화 소설가를 선정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대전일보 문학상은 96년부터 제정하여 해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작가 중에서 5년동안 신작을 펴내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가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상이다.

올해로 26년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7명의 해당 작가가 없어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20명을 배출했다.

이들 중에는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한국 문단을 빛낸 작가들이 많다.

첫 회 수상자로 소설가 혜범스님을 비롯하여  2회 최정심 아동문학가, 4회 이정록 시인, 5회 박미라 시인, 7회 홍종의 아동문학가, 8회 안학수 아동문학가, 9회 김선영 소설가, 10회 신천희 아동문학가, 12송근영 아동문학가 등이다.

이번에 대전일보 문학상 수상자로 최종 선정된 정장화 소설가는 2008六旬의 늦깎이 나이에 대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품앗이로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문단에 데뷔한 12년 만인 2020년 첫 장편소설 은골로 가는 길, 을 펴냈다.

올해, 5월 연작 장편소설 꽃피는 산골 교향곡을 다시 3년 만에 펴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정장화 소설가의 시상식은 신춘문예 시상식이 있던 새해 1월 중순경 대전일보 1층 강당에서 가질 예정이다.

정 작가는 당선작을 포함해서 3편의 소설 제목을 보더라도 창작의 소재들을  대부분 어린 시절 농촌에서 보낸 것을 발판으로 삼아 진솔하게 스토리를 엮어낸다.

특히, 질박한 충청도 사투리로 구수하게 써 내려간 문장마다 농촌의 포근한 맛과 숨결을 느끼게 하여 마치 소설가 이문구의 연작소설 관촌수필을 연상케 만든다.

보통 사람들은 시간과 나이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을 가지고 산다.

그렇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나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꿈을 키워 가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예술 분야가 그렇다. 예술가는 자아실현을 위한 끊임없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사는 나그네와 같다.

바로 정장화 소설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정장화 소설가는 46년 충남 공주 유구에서 태어나 소설을 쓰기 위해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 과정을 거쳤다.

수년의 습작기를 거쳐 2008년 환갑의 나이로 대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나이를 잊고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아무쪼록 한국 문단에 큰 별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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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평) 20회 대전일보 문학상 수상자 정장화 소설가 선정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로 구성된 대일문인협회는 1996대일문학’ 1집을 내기 시작하여 올해 26집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협회는 1997부터 회원 중에서 그 해 눈부신 활약을 한 작가를 선정해서 대전일보문학상을 수여해온 바 올해로 20회를 맞는다. 중간 중간 대상자가 없을 때는 몇 번 건너 띄기도 했다.

 20회 수상자인 정장화 소설가는 1946년 충남 공주 유구 생으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열망으로 중앙 대 예술대학원 문예 창작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수년의 습작기를 거쳐2008년 환갑의 나이로 단편소설 품앗이로 동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하였다.

 이후 그는 무려 12년간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첫 장편 은골로 가는 길 1, 2’(나남)을 집필, 세상에 내놓았다. 1권은 고향의 삶, 2권은 타향의 삶을 그려낸 셈이다. 이어 3, 4권을 집필 중이다. 그럼에도 그는 올 봄 연작장편소설인 꽃피는 산골교향곡’(나남)을 출간, 수려한 필력과 뚝심으로 문단의 선후배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에 집행부는 앞으로 그가 정점을 향해 더욱 정진하기를, 청정한 필력과 정신력으로 한국문단에 더욱 우뚝 서기를 기원하며 전원일치로 그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전과 같이 신춘문예 시상식이 있던 날 즈음하여 새해 1월 열 예정이다. 심사위원명단: 김해미,이예훈(소설가), 박미라, 이은심(시인), 하인혜(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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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소감

정장화

 안녕하세요. 저에게 수상이라니요! 수상소감 네 글자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천근만근의 무게를 느끼며 하늘을 우러러 떠오르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바로 저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는 캄캄한 방안에서 등잔불도 켜지 않고 두꺼운 책을 읽으셨습니다. 어머니가 책 읽는 소리는 마치 스님이 청아한 목소리로 염불을 하듯 낭랑한 목소리로 읽으셨습니다. 제가 한글을 모를 때부터 늘 그러셨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제가 한글을 알고 책을 읽을 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캄캄한 방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달 밝은 밤 아버지와 뒤란에 장작을 쌓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꼿꼿이 앉아 등잔불도 켜지 않은 채 방바닥에 책을 놓고 읽으며 책장을 넘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밝은 대낮이라도 방바닥에 책을 놓고 꼿꼿이 앉은 자세로는 글씨가 보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아버지 라이터를 가지고 어머니 책 읽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책장을 넘길 때 방에 들어가 책장을 뒤로 넘겨 보았습니다. 페이지 마지막 단어와 어머니가 입으로 소리 내어 읽은 마지막 단어가 일치했습니다. 어머니가 캄캄한 밤에 불을 켜지 않고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페이지까지 암기하고 외우신 거였습니다.

 우리 집에 양식은 떨어져도 어머니가 구 남매를 공평하게 기른 아랫목의 회초리는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어느 날 내가 어머니에게 대들다가 호되게 맞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한테 매 맞고 나오는 나를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늠아 늬 엄마는 삼국지를 백 번두 더 읽었어. 대들지 마.” 어머니는 책표지가 헤질 때마다 풀칠하여 한지를 덧대, 나는 그 책이 무슨 책인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어머니에게 한글을 배웠습니다. 그날은 잊지도, 잊을 수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취학통지서가 나오지 않은 나를 데리고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나는 출생신고를 두 살이나 늦게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나를 길 위에 앉혀놓고 손바닥으로 길을 쓸어가며 자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어머니는 길 위에 썼다가 지우고 썼다가 지우기를 수 없이 반복했습니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다른 글자를 배우고 싶다고 안달해도 어머니는 마치 세상에 자밖에 없다는 듯 자를 반복해 가르치셨습니다. 며칠 지난 뒤, 어머니는 일상에서 쓰는 말을 문장으로 가르쳐 주시고 통째로 쓰며 외우고, 외우며 쓰도록 하셨습니다. 그때 우리 집은 책도 연필도 종이도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밥상머리에서도 손가락에 물을 묻혀 밥상 위에 쓰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한글을, 글자를 신성시했고 신주 모시듯 하셨습니다. 길을 가다 글씨가 쓰인 종이쪽지를 보면 반드시 주워다 제게 읽어보도록 하셨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길에서 주워다 준 종이쪽지에서 읽어본 글은 팔십이 되어 가는 지금도 그 문장을 생생히 기억하는 게 있습니다.

 어느 장날 장에 다녀오시다가 글씨가 쓰인 종이쪽지를 주워오셨습니다. 오는 길에 소낙비를 맞아 어머니도 종이쪽지도 함빡 젖었습니다. 어머니는 아궁이에 불을 때 저녁을 지으시면서 젖은 종이쪽지를 부뚜막에 말렸는데 쭈글쭈글했습니다. 그날 저녁 쭈글쭈글한 종이쪽지를 다리미로 매끈하게 다려서 저에게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주워온 종이쪼가리도 읽은 뒤 버리지 못하게 하시고 말 만한 싸리나무 바구니에 담아두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를 지켜보며 자란 저도 평생 책을 가까이하였습니다.

 제 수상소감에 어머니 이야기만 했네요. 대전일보사는 제가 작가로 태어난 친정 같은 곳입니다. 대전일보사 사장님, 대전일보로 등단한 문우님들, 우리 문우들을 화목하게 열정적으로 이끌어가시는 대일문인협회 김 해미 회장님께 고마운 마음을 담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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