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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연구'라 핑계대고 관광에 크루즈 즐겼다...공무원 99번 해외출장

  • 사회
  • 입력 2023.08.07 16:24

[스타트뉴스=양해석 대표기자]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을 앞두고 지난 8년간 새만금 잼버리를 명목으로 관계 기관 공무원들이 99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앙일보가 6일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서 새만금이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국내 유치 후보지로 결정된 2015년 9월 22일 이후의 해외 출장을 전수조사한 결과이다.

출장 보고서 제목에 '잼버리'를 적시한 기관은 전북(55회), 부안군(25회), 새만금개발청(12회), 여성가족부(5회), 농림축산식품부(2회) 순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스카우트 총회에서 새만금이 최종 개최지로 선정된 2017년 8월 16일 이전에는 약 2년 동안 54회의 유치전 성격의 출장이, 유치 후엔 선진문물 탐방 목적의 출장이 많았다.

겉으로 봤을 땐 문제 없지만, 보고서 세부 내역을 보면 부실한 출장이 적지 않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전라북도는 2018년 5월 '세계잼버리 성공개최 키맨 면담 및 사례조사'를 목적으로 5명의 공무원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6박 8일간 방문했는데, 실제 잼버리와 관련된 일정은 첫날 유럽스카우트 이사화 전(前) 의장 면담, 둘째날 세계스카우트센터 방문 외엔 전혀 없었다. 나머지 기간에는 스위스의 유명 관광지,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베네치아를 찾았는데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세계 잼버리를 개최한 적이 없는 나라이다.

부안군 공무원 4명은 2019년 10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로 10일간 출장을 떠나면서 '영국의 잼버리대회 개최지 연구 및 파리의 우수축제 연구'라고 썼는데, 런던은 1920년에 세계잼버리를 열었던 적이 있으나 파리에선 개최된 적이 없다.

출장일정은 영국 버킹엄궁전·웨스트민스터사원, 프랑스 몽마르뜨 포도축제, 몽생미셸 수도원 방문 등 관광 코스로만 짜여있었다.

잼버리를 명목으로 크루즈 여행을 가기도 했다. 부안군은 잼버리와 별개로 크루즈 기항지 조성을 추진 중인데 잼버리 개최가 확정되자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란 명목으로 2차례 관련 출장을 떠났다. △2019년 10월 13명, 중국 상해에서 최장 6박 7일간 크루즈 팸투어 △2019년 12월 5명, 대만 타이베이 101타워 전망대 및 지룽(基隆) 크루즈 터미널 방문 등이다.

전라북도 공무원, 한국스카우트연맹 관계자 등 5명은 2016년 12월 12일부터 12일간 벨기에·이탈리아·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체코 등 5개국을 '유치활동 목적'으로 떠났는데 "유럽에서 스카우트연맹 및 대사관과 면담하였으나 대외비 및 정보 보안 문제로 보고서 미등재"로 등록했다.

공무원이 아닌 부안군 군의원 5명과 의회 사무과 직원 3명 등 8명은 2019년 7월 25일부터 9박 11일 간 미국 잼버리에 출장을 갔다. 출장 목적엔 "미국 잼버리를 직접 참관하고 운영 사례를 습득하기 위해"라고 썼으나, 정작 잼버리가 열린 찰스턴에 있던 기간은 이틀에 불과했다. 남은 기간은 뉴욕과 워싱턴DC에서 자유의 여신상·타임스퀘어 등을 방문했고, 출장 경비는 총 3,294만 원이 들었다.

한편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국내에서 후보지로 선정된 지 8년이란 시간 동안, 실질적인 준비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인과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가 지금의 망신 대회를 자초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차제에 새만금 잼버리에 투입된 예산 1,000억 원이 그간 어떻게 쓰였는지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번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자 속출과 시설 미비,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탈의실, 부실한 식사, 조직위의 안일한 운영 등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급기야 영국과 미국 대표단이 조기 퇴소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정부와 기업, 민간 등이 나서서 지원과 인력을 늘리는 등 뒤늦게 수습하고 있으나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졌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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