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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일부 장관은 특강장관?

기자명 뉴시스
  • 칼럼
  • 입력 2012.06.24 13:59

▲강 수윤 뉴시스=정치부 기자
【서울=뉴시스】강수윤 정치부 기자 = 강원대 학생 대상 특강, 영남대 특강, 청주대 특강, 울산대 통일특강, 전북대 명사특강, 대전지역 '통일공감' 강연회 특강, 재외동포언론인 대상 강연, 대한상의 회원 대상 강연….

최근 몇 개월 동안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일정을 보면 강연이나 특강 일정이 유독 눈에 띈다. 일주일에 적으면 하루, 많으면 2~3일이 강연, 특강이 주된 일정이다.

류 장관의 강연 일정이 많은 이유를 묻자 통일부는 "장관님이 젊은 세대와 통일 문제에 대해 직접 소통을 하고 싶어하신다"며 "강연료는 받지 않고, 받을 경우 공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출신인 류 장관이 강연을 통해 젊은 청년층과 소통하려는 취지는 십분 이해된다. 분단세대와 한참 멀어진 젊은이들을 통해 현재 남북관계의 자화상을 볼 수도 있고 통일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 말기 류 장관의 '강연정치'에 곱지않은 시선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 실장을 지낸 '실세'로 꼽히는 류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대결구도였던 남북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바꿀 적임자라는 기대가 높았다.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설 자리를 잃은 통일부가 이제서야 나름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이야기들도 많이 나왔다.

그러나 대북 강경책이 이명박 대통령 기조에 따라 지속되고 공식적인 남북교류가 단절되면서 류 장관이 제 목소리를 거의 못 내고 통일부가 대북정책에서 화해와 협력을 추구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 탈북자 문제와 종북 논란 등으로 연일 북한 관련 이슈들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조용하기만 하다. 이명박 정부 들어 최악의 남북관계라는 평가 속에서 '통일부는 개점 휴업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변변찮은 교류나 대화한번 못해보고 서로를 향해 툭하면 비난과 욕설을 퍼붓고 있는 것이 현재 남북관계의 현실이다.

이처럼 남북간 대화가 단절되고, 북한과 관련된 외교무대에서 우리 측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인데도 주무 장관이 '강연정치'에 몰두하는 모습은 무책임해 보이기까지 하다.

일각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아직도 대학교수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냉소도 나오고 있다.

류 장관은 취임초기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방법론적 유연성'을 찾겠다"고 했다. 하지만 류 장관이 그동안 보여준 행적은 '관계 진전'대상이 북한이 아니라 대학생이 된 듯한 모양새다.

지금 류 장관이 소통해야 할 상대는 대학생이 아니라 북한이다. 정부의 기조에 따라 강경와 온건을 오가는 방책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통일부는 소통을 위해 '방법론적 유연성'을 찾아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통일부의 존속이유다.

이대로 간다면 류 장관은 '북한과 얼굴 한번 맞대본 적 없는 유일한 통일부 장관'이란 오점이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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