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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수의 사진칼럼 (아동문학가. 전, 대전대학교 교수)

한상수의 사진으로 본 '비경만리-장전이끼계곡'

기자명 이근희
  • 칼럼
  • 입력 2018.08.22 11:44
  • 수정 2018.08.27 14:21
▶ 한상수 교수
▶ 한상수 교수

태초의 신비가 느껴지는 장전이끼계곡, 발길을 들여놓기가 송구스러울 만큼 계곡은 온통 초록색이었다.

에어컨을 켜도 짜증이 나는 날씨는 연일 38,9도를 기록했다. 대전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이른 아침 진부IC를 통과했다. 해발고도가 700m 이상이라는 평창 기온도 섭씨 37도를 가리켰다. 장전이끼계곡은 가리왕산(1,561m) 서북쪽에서 오대천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이다. 계곡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국도에서 약 6km나 가리왕산 정상을 향하여 기어오르다가 다시 자동차 한 대가 겨우 통과할 만큼 좁은 도로를 힘겹게 올라갔다. 도로가 막힌 지점에서부터는 도보로 700m를 헉헉대며 올라갔다. 땀이 온몸에 흘러내리고 두 다리는 아우성쳤다. 드디어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들리고 길은 오솔길로 바뀌었다. 해발고도 900m, 이곳에서부터 계곡은 바위덩이가 뒤엉켜 있고 바위 위에는 초록색 이끼가 뒤덮여 있었다.

더러는 나무 등걸 위로도 이끼가 기어오르고 있었다. 계곡은 온통 초록색이다. 그야말로 태초의 신비랄까 숨결 같은 것이 느껴졌다. 신기하다기 보다 숭엄하다고 해야 할까. 신발을 벗고 물속에 발을 담갔다. 그 순간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한기가 쫘 악 올라왔다. 온몸을 기분 나쁘게 끈적거리던 땀이 놀라서 달아난 것 같았다. 시원하다. 머리끝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다시 일어나 가파른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물소리가 천둥소리를 내고 이 따끔 작은 폭포가 만들어 놓은 웅덩이에서는 초록 물결이 넘실댔다. 초록색 물결은 내 마음속까지 파고 들어와서 파도를 치는 것 같았다. 계곡의 시원은 어디쯤일까. 계곡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평평한 반석 위에서 잠시 쉬고 있노라니 산 아래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신선이 따로 없는 것 같았다. 동행한 일행 중 누군가 한 사람이 솥단지를 떼어가지고 와서 이곳에서 눌러 살자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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