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휘 칼럼] 와신상담(臥薪嘗膽)... 소년공 이재명, 대통령 되다

이철휘(스타트뉴스TV 보도제작본부장)

2025-06-08     이철휘 기자
이철휘 본부장.

우리는 보통 살아가면서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사자성어를 인용하곤 한다.

이 고사성어는 사기(史記)의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오왕 합려의 아들 부차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매일 장작더미 위에서 자며 복수를 다짐했고, 월왕 구천은 오나라에 패한 후 쓸개를 핥으며 복수를 결심했다.

이 두 왕의 이야기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참고 이겨내는 모습을 상징한다.

이와같이 '와신상담'이란 사자성어는 스포츠,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패한 후 다시 도전하는 상황을 묘사할 때 흔히 인용된다.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지난 8년의 와신상담(臥薪嘗膽)으로 결국 대통령이 됐다.

3끝에 도전장을 낸 소년공 이재명 후보가 드디어 제21대 대통령이 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빈농의 가정에서 아버지 이경희 씨 슬하에 52녀 중 다섯째로 태어나 소년 시절을 공장에서 일하며 주경야독하여 오뚜기 같은 인생을 살아 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49.42%(17287513)를 얻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41.15%(14395639)보다 무려 2891874표를 앞서 따돌렸다.

이는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비록, 과반 득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민주당 대선주자 중에서 최대득표율 기록도 경신했다.

이재명 후보를 좋아하는 지지자들은 그래도 절반을 넘기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다.

국민들이 이재명 후보에게 그만큼 지지를 보내준 것은 오직 자만하거나 오만하지 말고 겸허한 마음으로 국정을 살피라는 채찍이 아닌가 필자는 느껴진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와 줄줄이 탄핵을 주장하면서도 모름지기 계엄을 옹호했는데도 41.15%를 얻어 국민의힘 당원이나 일부 지지자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6·3 대통령선거가 만약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었다면 각 정당의 의석수가 과연 어떻게 됐을까.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70석이고 국민의힘은 81석을 차지하는 놀랄만한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총선과 비교해 보면 민주당은 9석이 증가하고 국민의힘은 9석이 감소한다.

이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계산하면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18석을 합하면 총 99석을 얻게 되는 셈이다.

이는 개헌 저지선 10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의석수를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은 지역구 10곳을 민주당에 고스란히 빼앗기고 민주당은 박수현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국민의힘에 내주는 꼴이 된다.

개혁신당은 유일한 지역구 의석인 경기 화성을을 민주당에 내주는 극한 상황이 벌어진다.

국민의힘이 빼앗긴 10곳 중 절반은 수도권으로 서울 도봉갑’ (김재섭 의원),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김성원 의원), ‘인천 동-미추홀을’ (윤상현 의원), ‘경기 이천’ (송석준 의원), ‘인천중-강화-웅진’ (배준영 의원) 등이다.

나머지 지역 5곳은 부산 강서’ (김도읍 의원), ‘경남 거제’ (서일준 의원), ‘충북 충주’ (이종배 의원), ‘충남 서산-태안’ (성일종 의원), ‘강원 원주 갑’ (박정하 의원) 등이다.

지금, 보수는 벼랑 끝에 서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총선에서 수도권과 중도층에서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는데도 이번 대선에서 전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다.

아무튼, 국민의힘은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뼈를 깎는 쇄신이 절대 필요한 때라 여겨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모든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첫 일성으로 통합과 실용주의를 표방한 국민주권정부를 선언했다.

이것은 불법 계엄과 전임자 탄핵,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깊어진 진영 간 골을 메우고 통합에너지로 경제 안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 앞서 첫 공개 일정으로 영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함께하는 세상,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꼭꼭 눌러 적었다.

과거 전임 대통령들도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모든 대통령이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겠다고 입버릇처럼  다짐했으나 강성 지지자에게 휩쓸려 헤어나지 못했다.

통합의 의지를 입증하는 첫 단추는 인사라고 본다.

요 며칠 사이 대통령실 인사와 국무총리 ·장관을 지명하고 있어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국민들에게 비교적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통합을 약속한 이 당선인이 말과 행동이 같은 훌륭한 대통령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