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뉴스=유미나기자] = 영화배우 차태현(36)이 형 차지현(38)씨가 제작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감독 김주호)로 첫 사극 연기에 도전한다.

9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평생 사극을 못할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해서 사극을 재미있게 보는 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연을 결정하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분장을 한 후에 주위에서 '너무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다. 내 모습을 거울로 봤을 때 분장이 어색했으면 끝까지 싫었을 텐데 첫 느낌이 나쁘지 않아 용기를 많이 얻었다. 이후 현대극과 사극의 차이점을 모를 정도로 촬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차태현은 잡서를 읽는 것이 취미지만 벼슬에는 관심이 없는 백수 '덕무'다. 매사 느긋하고 장난기가 많지만, 뛰어난 두뇌와 지략을 지닌 그는 얼음 독점권을 차지하려는 좌의정 '조명수' 계략에 맞서 서빙고의 얼음을 통째로 털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지략가의 면모를 발휘해 완벽한 작전을 설계한 다음 조선 최고의 '꾼'들을 소집하게 된다.

형이 세운 AD406이 제작하는 영화에 출연하는 부담감에 대해서는 "이 영화의 콘셉트를 5~6년 전 처음 들었다. 그 때는 소재가 재미있을 것 같으니 형에게 돈을 구해오라고 말했다. 내가 제작할 만한 사이즈 의 영화가 아니어서 투자비를 구해오지 않는 한 만들어지지 않을 영화였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시나리오 하나를 가지고 나에게 인정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내가 촬영하고 출연을 할 수 있는 거다. 다행히 형이 열심히 준비해서 지난해 처음 결실을 맺었다."

"영화를 보면 알지만 내 역할이 별로 없다. 몸으로 연기하는 것도 별로 없어서 이렇게 대충 연기를 해도 되는 건가 걱정을 많이 했다. 시나리오 상으로는 내 역할도 재미가 없었다. 사극이 처음인 내가 어떻게 코믹하게 살려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같이 출연한 형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좋은 영화가 나온 것 같다. 사실 형이 제작한 거라 부담이 많이 가지만 형이 부담이 더 클 것이다. 영화가 잘돼야 가정의 평화가 이뤄진다. 내가 형에게 받아야 할 것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를 찍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추위를 꼽았다. "많이 추웠는데 촬영 중간중간 더러 여름 신이 있었다. 겨울에 그 장면을 찍다 보니 의상도 의상이지만 입김을 없애기 위해 계속 얼음을 입에 넣었다. 누군가 잘못 흘린 정보로 도움은 안 되고 내 입만 얼었다. 어느 정도는 없앨 수 있었지만 그거와 상관없이 혹한기라 입김이 났다. 제발 여름 신은 여름에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동안 사극에서 주로 다뤄온 궁정의 권력 암투가 아닌 얼음 독점권이 사건의 중심이 된다. 총명함을 타고난 우의정의 서자 '덕무'는 얼음 독점권을 차지하려는 좌의정 '조명수'에 의해 아버지가 누명을 쓰게 되자 '조명수' 일행에 의해 파직당한 무사 '동수'(오지호)와 조선 제일의 고수들을 찾아 서빙고 얼음을 통째로 털기로 결심한다. 8월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