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첫 사극이라 굉장히 어려웠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보는 사람들은 편한데 하는 사람들은 어렵다. 글로 써놓은 대본은 재미있지만 사극은 말투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재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나도 고민을 많이 했고 감독도 신의 반을 잘라내는 등 과감한 결단도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주지훈은 왕권에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고 책 읽는 것에만 몰두하는 태종의 셋째아들 '충녕'이다. '양녕'을 폐위하고 자신을 세자로 책봉하겠다는 태종의 어명에 궁에서 달아난다. 조용히 몸을 숨기고 있으려는 계획과 달리 자신과 똑같이 생긴 '덕칠'로 오해받아 하루아침에 노비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충녕'은 고된 노역에 투입되고 멍석말이까지 당하는 등 고충을 겪게 되면서 점차 백성의 비참한 삶을 떠올리며 세상에 눈뜨게 된다.
소심하고 유약한 세자 '충녕'과 하룻밤 사이에 '충녕'이 돼 버린 노비 '덕칠' 1인2역을 맡았다. 군복무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이자 '궁' 이후 7년 만에 사극 속 세자를 연기한다.
"현장이 너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다가 금방 익숙해졌다. 감독도 편하게 해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군대에서도 뮤지컬을 했고 연기를 해서 재미있게 찍을 줄 알았는데 테스트 촬영 때 감정이 벅차오르더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설렜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발이 찢어지는가 하면 위통으로 응급실 신세까지 지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 "담을 넘거나 구르는 신들이 많았다. 그러다가 다리가 조금 찢어져서 꿰맸다. 촬영 분량이 많아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 결국 내 손으로 실밥을 직접 뜯어냈다. 산 정상에서 촬영 중이라 시간을 내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주지훈이 NG왕으로 자신을 지목하고 있다. choswat@newsis.com 2012-06-26
주지훈의 연기 투혼에 변희봉(70)은 "이런 역할을 맡은 것은 주지훈에게 평생 있을까 말까한 기회다. 하지만 그만큼 정말 열심히 하는 것을 많이 봤다. 배우로서 얼마나 성장하고 얼마나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역할은 주지훈이 노력을 해서 찍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연습 때 선배들의 얘기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주지훈 역시 "현장에서 처음 연기에 대해 배웠던 어떤 공부보다 선배들과 함께 촬영한 한 장면 한 장면이 공부였다"며 고마워했다.
한편,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세자 충녕이 노비 덕칠과 신분이 뒤바뀌면서 성군 세종대왕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8월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