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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청출어람 입증,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기자명 유미나
  • 영화
  • 입력 2012.06.25 12:25

 
[영호,연극=유미나기자]=심리 추리 스릴러 뮤지컬 '블랙 메리 포핀스'는 뮤지컬 시장의 주축인 로맨틱 코미디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동시에 또 다른 소극장 뮤지컬이자 역시 스릴러를 표방한 '쓰릴미', '셜록홈즈'와 비교되며 우려도 샀다. 완성도 높은 두 작품에 대한 부담이 컸다.

1920년대 저택 화재로 인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와 이들의 유모의 이야기인 '블랙메리포핀스'는 그러나 '쓰릴미' '셜록홈즈'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소극장이면서도 시공간을 뛰어 넘는 설정을 턴테이블 무대와 의자 5개, 문 등 극적 장치와 스크린 등 기능적 장치로 활용되는 무대 배경, 조명, 배우들의 연기 만으로 구현하는 점이다. 영상을 거치는 영화·드라마와 달리 관객 바로 앞에서 노출되는 장르일지라도 막대한 물량 투입 만이 현혹의 조건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1926년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그라첸 슈워츠' 박사의 대저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 소재다. 박사의 연구 조교이자 이 집에 입양된 4명의 아이들의 보모인 '메리 슈미트'는 전신 화상을 입어가며 아이들을 극적으로 구출한다. 다음날 메리는 실종된다. 아이들도 그날 밤 일을 잊어버리고 사건은 단순 화재로 일단락된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뒤 각자 다른 가정에 입양돼 새 삶을 꾸리던 아이들에게 그라첸 박사의 비밀 수첩이 전달되면서 감춰졌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연출가 겸 극작가 서윤미씨가 극작·연출·작곡을 도맡은 이 작품은 호주 태생 영국 작가 P 트래버스가 1934년 발표한 동화 '메리포핀스'에서 출발했다. 속정이 깊고 아이들과 재밌게 놀아주며 노래까지 불러주는 완벽한 유모 '메리 포핀스'를 다룬 이 소설은 2004년 영국 뮤지컬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와 디즈니가 공동 제작한 대형 뮤지컬로 옮겨졌다. 현실과 환상의 공간을 순식간에 탈바꿈시키는 등 마법 같은 무대를 내세운 가족뮤지컬이다.

서씨는 그러나 "엄마가 어렸을 때 읽어줘 예쁘게 남아 있는 내 기억과 극 속 캐릭터의 아픔을 조화시키는 데 힘쓰"며 동화를 다소 스산한 뮤지컬로 똑똑하게 새로 만들어냈다. 인간을 도구로 활용하는 나치 시대를 살아간 아이들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준 유모의 아픈 이야기로 둔갑시킨 것이다. 인물들의 기억과 과거 상처들을 뒤섞으며 유모가 왜 '메리포핀스'가 아닌 '블랙메리포핀스'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절절하게 전한다.

 
심리추리스릴러라는 장르에서 기대할 수 있는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대사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은 상당한다. 단출하나 적확하게 쓰이는 '사일런트 웬즈데이' 등의 넘버와 젊은 배우들의 호연도 이러한 부분에 한몫한다. '밀당의 탄생' '늑대의 유혹' 등 주로 재기발랄한 작품을 만든 서씨를 재발견한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의 정상윤과 뮤지컬 '쓰릴미', '늑대의 유혹'으로 눈도장을 찍은 장현덕이 방화로 추정되는 12년 전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냉철한 첫째 '한스' 역을 맡았다. 사건의 중요한 키를 쥔 둘째 '헤르만'역에는 전성우와 강하늘이 더블캐스팅됐다. 어릴 적 사건으로 공황 장애를 앓게 된 '요나스'는 김대현과 윤나무가 나눠 맡는다. 홍일점 '안나'는 임강희와 송상은이 번갈아 연기한다. 메리는 추정화의 몫이다.

연극 '발칙한 로맨스',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프로듀서의 능력을 인정 받은 영화배우 김수로가 프로듀서를 맡은 작품이다. 7월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한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대명컬처테인먼트. 1588-1555

원작의 재해석, 아프면서도 똑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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