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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도덕성 붕괴도덕 심각...뺑소니를 보고도 무심히 지나쳐

기자명 유훈열

▲ 차량으로 사람를 치고가는 현장에서 모르는척 지나가고있다.
[해외소식=유훈열기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 사회의 도덕도 붕괴되고 있다."

인정(人情) 실종 사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주의로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이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뺑소니 차에 치인 2살 배기 여아를 보고도 약 20명의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왕위에라는 이름의 이 여아는 지난해 10월13일 광둥성(廣東省) 광포시장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부모의 시야를 벗어나 시장거리를 배회하던 왕위에는 밴에 치인 뒤 쓰러졌다. 하지만 이 아이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려 18명의 시민들이 지나갔다. 그 사이 땅바닥에 쓰러져 가쁜 숨을 내쉬던 왕위에의 몸 위로 트럭이 1대 또 지나갔다. 한 번 더 짓밟힌 것이다. 한참 뒤에야 이 여아는 한 중년 여성에 의해 발견됐다. 하지만 목숨을 구하기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왕위에는 구조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

당시 온라인상에는 이 장면을 모두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곧 중국의 인정 실종 사태를 비난하는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죽어가는 어린 생명을 보고도 무심히 지나치는 시민들이었다.

이보다 앞서 일주일 전에는 저장성(浙江省) 시후호에서 자살을 시도한 현지 여성을 미국인 관광객이 구조한 사례가 있었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의문을 품었다. 현장에 있던 중국인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얘기다.

한 중국인 누리꾼은 "중국에서 인명을 구한 사람은 종종 고소되거나 용의자로 지목된다"며 "아마 그 미국인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부터는 이 같은 사실을 염두해 두고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란다"는 충고까지 덧붙였다. 중국의 사회 의식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 사회에 팽배한 '잘못된' 책임 전가 태도를 문제 삼는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신원 미상의 사람이 어떤 원인으로든 신체적 피해를 입게 됐을 경우 지나가던 행인이 도움을 준다면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도와 준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에 대해 "중국 사회 도덕의 뼈대가 금이 가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베이징이 공과대학 후싱더우 경제학과 교수는 무신론자가 대다수인 중국에 종교 윤리가 부재하다는 점을 도덕성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후 교수는 "현대의 중국인들은 믿음이 없다"며 "물론 토착종교인 도교와 불교 등이 있긴 하지만 중국은 실제로 무신론 국가다. 중국은 신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일본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철저한 개인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친절하지만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 2001년 1월26일 일본 도쿄(東京) 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서 발생한 '이수현 사건'이 일본의 개인주의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26세의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는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 살신성인의 한 표본이 된 것이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일본인들은 그들의 개인주의 사회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다.

현지 언론마저 "일본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거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빼앗는 사건만이 이슈가 된다"며 "한국의 청년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제일 먼저 뛰어든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후에도 일본에서는 제2, 제3의 이수현이 꾸준히 목격됐다. 이는 곧 개인주의로 인한 희생자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과 일본에서 종종 목격되고 있는 인정 실종 사태는 1964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통해 심리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당시 38명의 사람들은 살인범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하는 키티 제노비스를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심리학계에서는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거나,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판단하는 현상'을 가리켜 '제노비스 신드롬' 또는 '방관자 효과'라고 불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학계 관계자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것은 도덕적인 문제"라며 "전 세계적으로 도덕재무장 교육은 의무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국가가 선진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노비스 신드롬이 확대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주의 확대와 자기방어기제 강화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방관자를 무조건 탓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해 본적이 없을 뿐더러 만약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항상 자신이 도덕적인 선택을 할거라 자신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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