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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 감독, 영화와 동성애 중 무엇이 우선일까

기자명 유훈열
  • 영화
  • 입력 2012.06.20 15:18

 
[영화=유훈열기자]"커밍아웃 선언, 걱정이 앞섰죠. 영화사 대표로서 나 때문에 투자와 캐스팅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어요. 일적인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니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훨씬 당당하고 행복해진 것 같아요."

'소년, 소년을 만나다', '친구사이?' 등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의 맛을 살짝 알려준 김조광수(47)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 '두 번의 결혼식 한 번의 장례식'이라는 첫 장편 퀴어 영화를 내놨다. 2006년 커밍아웃한 감독 본인의 이야기이자 주변 친구들의 소소한 행복을 고스란히 담았다.

"영화 속 모습과 실제 게이들의 모습에 큰 차이는 없다. 물론 이성애자들에 비해 장애가 많고 힘들 수는 있겠지만 최소 내 친구들만 보더라도 밝고 잘 웃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며 편견부터 허물었다. "물론 커밍아웃을 하지 못해 영화에서처럼 게이와 레즈비언이 합의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결혼 전에 보통 깨진다. 서로 사랑하는 경우에도 깨지는데 사랑 없는 경우라면 오죽하겠느냐"며 웃었다.

 

"결혼을 해도 그렇다. 이성애자도 명절 증후군이 있는데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이에서 여자가 며느리 노릇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시댁 간섭도 못 견딜 듯싶다. 남자들이야 처가에 명절에 한 두 번 왔다 갔다 하면 되지만 여자들은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위장결혼은 반대하고 있다. 차라리 독신이라고 얘기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사랑 없는 위장결혼보다는 사랑하는 동성과의 결혼을 꿈꾸고 있다. 실제로 그는 19세 연하의 20대 애인과 결혼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결혼식 구상도 끝냈고 연출자도 섭외했다. 파트너 부모의 허락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김조광수 감독은 "성대한 결혼식, 황태자의 결혼식을 꿈꾸고 있다. 마차나 리무진을 타고 입장하는…. 서울광장이나 노천에서 할 수만 있다면, 공개적인 장소에서 대규모로 하고 싶다. 결혼식 날짜가 확정된다면 포스터도 찍고 대규모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사회가 동성애자의 결혼에 열려있지 않다는 생각을 내가 깨고 싶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면서 공연처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축가는 그룹 '샤이니'와 엄정화가 맡았으면 좋겠다. 또 따로 주례를 세우지 않고 배우들의 축사, 동성애를 지지해주는 발언 등으로 대신했으면 한다. 10만 명을 모으는 게 목표다. 축의금은 1만원씩 받아 그 돈으로 성소수자 문화센터를 만들고 싶다. 외국에서는 시나 국가에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하나도 없다. 조그만 건물을 임대해서 문화적인 것들을 갖추고 그걸 기반으로 내가 강연하면서 돈을 모아 센터를 세우는 게 꿈이다."

 

또 "한류스타가 결혼식에 참여하고 큰 공연처럼 중계권도 팔수 있었으면 좋겠다. 춤과 노래가 있는 결혼식을 위해 연출자 섭외도 끝냈다. 햇살 속에 인식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성대한 결혼식을 하는 게 목표"라면서 "아직 파트너 부모님이 그런 부분을 부담스러워하고 계신다. 이해한다. 그래서 허락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양가 부모님이 환하게 웃는 축복받는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동성애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 또한 "우리들의 법적 보장을 획득해 나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애자의 권리로만 허락되고 있다. 내 주위에는 아직 동성끼리 결혼한 사람이 없다. 내가 결혼해서 혼인신고도 할 것이다. 물론 인정 안 될 것을 안다. 그러면 소송도 낼 것이다. 이밖에도 권리를 찾기 위해 재미있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영화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가끔 나에게 즉흥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스스로도 철없이 생각대로 산다.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꽂힌 일을 해나갈 것이다. 물론 이런 내 옆에는 뒤처리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 행복을 꿈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복을 못 잡을지언정 꿈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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