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의 新인간시장] 역사를 새로 쓰는 용단을 기대한다
[김홍신의 新인간시장] 역사를 새로 쓰는 용단을 기대한다
  • 강대훈 기자
  • 승인 2021.10.12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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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작가
김홍신작가

[스타트뉴스/강대훈기자]대통령선거는 국민이 큰 머슴을 뽑는 것이지 전지전능한 신을 뽑는 게 아니다. 그런데 대선주자들의 공약과 행실을 보면 마치 신이나 된 듯 착각하는 것 같다. 요즘 시중에는 ‘찍어주고 싶은 후보가 먼저 도망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여야 정당은 지난 대선 때보다 막상막하의 접전으로 표 차이가 적다는 걸 알기에 상대의 유력후보에 대한 공격을 혹독하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차피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후보 중에 당선자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같은 당 후보끼리도 무자비하게 싸우는 것이리라. 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재명 지사가 선출되었으니 정치권이 더 시끄러워질 게 뻔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국회가 국가행정 전반을 조사하는 국정감사에 여념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에게 위임받은 국정감사는 팽개치고 차기 대통령선거에 몰두하는 것 같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국가경영의 잘잘못을 따지는 국정감사에 전심전력해야 마땅하다. 국회는 국민대표자가 모인 곳이어서 국회의원이 단상에 오르면 ‘존경하는 국회의장과 선후배 동료 의원’이라는 말부터 한다. 그만큼 신성한 곳에 괴이쩍은 팻말이 놓여있다. 민주당 쪽엔 ‘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 국민의힘 쪽엔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써놓고 연일 헐뜯기에 바쁘다. 정치판이 아수라판이 된 사연에 국민들의 절망감은 폭발 지경이다. 아수라는 본디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으로 항상 제석천과 싸움을 벌인다. 요즘 정치판을 아수라 정국이라고 하는 까닭도 대선정국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때맞추어 터진 LH사태, 지방선거 참패의 된맛을 보여주었던 청년층의 분노가 다시 분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겨우 얻어낸 청년층의 표심을 갉아먹는 사건이 생겼다. 바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리급으로 화천대유에서 6년 근무하고 무려 50억 원이라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사건이다. 부동산 폭등에 대한 기이한 단서가 발견된 셈이기도 하다.

곽 의원은 탈당 이후에도 국민적 비난을 견디지 못해 의원직을 사퇴하며 "제 아들이 받은 성과 퇴직금의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여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했다. 곽 의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 정국의 회오리바람을 예고했다는 것이다. 경찰과 검찰이 판도라의 상자 안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밝히지 못하면 역사가 밝힐 것이다.

검경이 못 밝히고 역사를 속일 수 있다면 그건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설왕설래 끝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업무상 배임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판도라의 상자 안에서 나온 유명인사들 면면을 보면 한국사회의 ‘은밀하고 비열한 사치’가 돋보였다. 이름만 들어도 대번에 알만한 화천대유의 고문과 자문단은 법조계의 거물급과 정치계의 유명인들이다. 대장동 원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공공개발이라고 해서 헐값에 땅을 수용 당했고 그 자리에 지은 아파트 입주자들은 고액으로 분양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화천대유는 막대한 이득을 얻었고 상상을 초월하는 배당금을 챙겼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벌써부터 사건의 전말을 규명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얘기가 떠돈다. 오죽하면 참여연대와 민변까지 ‘성남시는 민관합동 개발로 5000억 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환수했다고 자화자찬 하고 있지만 엄청난 개발이익이 민간에 귀속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재명 지사의 주장을 반격했겠는가.

유 씨가 구속되자 이재명 지사가 유감을 표하면서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 받을 일’이라고 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지사 구속가능성’까지 언급했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위기’라는 묘한 암시를 남겼다. 대장동 땅을 평당 수용가 250만원에 분양가는 10배인 2,500만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것 때문에 여러 의혹의 정점에 이재명 지사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특검이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63.9%이고 필요 없다는 응답은 26.5%에 그쳤다. 민주당의 지지율로 비교해 봐도 민주당 지지자들까지 특검에 찬성한다고 보여진다.

문대통령 지지도가 40%인데도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원한다는 국민이 과반을 넘는다고 한다. 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와 이번에 터진 대장동 의혹과 여당의 수적 우세를 통한 밀어붙이기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 것이다.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심판이 74%로 가장 높았고 지지하는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가 12%, 야당이 잘해서는 고작 6% 뿐이었다. 반면 민주당 재집권을 바라는 이유로는 ‘문재인 정부 계승을 위하여’가 45%로 가장 많았고 지지하는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가 36%, 민주당이 잘해서가 11%였다. 국민의힘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가 겨우 12%인데 민주당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가 36%나 된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더구나 국민의힘이 잘해서보다 민주당이 잘해서가 거의 두 배나 되는 것은 국민의힘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달갑지 않지만 민주당 하는 꼴이 싫어서 할 수 없이 야당을 지지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대장동 의혹에는 3억5천만 원을 투자해서 1,100배인 4,04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역사상 ‘가장 신비스러운 투자 비결’이 된 것 같은데,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결국 ‘염라대왕의 사슬’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야당은 특검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여당은 검경의 수사를 지켜보자고 주장한다. 특검으로 해결하는 게 첩경이지만 대선정국에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됐는데 특검을 받아 힘겨운 논쟁에 말려들 까닭이 있겠는가.

정치적 간섭만 없다면 우리나라 경찰, 검찰의 수사력은 거의 세계적 수준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현실적 대안으로 검경이 오직 국민이 부여한 수사력으로 진실을 규명하여 검경의 역사를 새로 쓰는 용단을 기대한다.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 후보가 되기 전이지만 침묵을 지키던 청와대도 핵심인사가 대장동 특혜 의혹에 관련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도 국민감정을 읽은 것 같다.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사라지고 대장동 의혹도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국민은 평온한 세상을 간절하게 원한다.

김홍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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