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계간 ≪현대수필≫로 데뷔한 오정순 작가는 고등학교 작문 교과서에 수필이 수록됐을 만큼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오다 최근 급상승하고있는 '디카시'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가지고 독자을 만났다.
오 작가는 4차원의 세계인 스마트폰 시대, 순간을 포착한 사진과 서너 줄의 짧은 시로 나눔과 공유에 또 다른 디카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 온종일 신작 디카시에 몰입하고 있다.
오 작가는 올해, 우연히 경남 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에 참가하여 덜컥 큰 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아주 디카시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요즘, 디카시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동반 상승하면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완전히 탈피하여 시대적 흐름에 맞는 스틸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시기에 오 작가는 “코로나는 나에게 또 다른 세계를 만나게 했다. 디카시는 백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대상과 밀착해 관찰하면서 사진을 찍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의 즐거움을 두배로 선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오 작가의 디카시집 ‘무죄’에서도 ‘시인의 부엌’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밥만 짓고 살 수 없지//시를 지어 소통의 창에 걸고/마음과 등 뒤의 세월도 보아가며/생명을 노래하지”에서 엿볼 수 있듯 작가는 자연과 동심, 일상의 애환, 사랑과 이별 등 다각적으로 포착해 생명의 정서로 형상화하고 있다.
평론을 맡은 이상옥 시인은 “이번 디카시집의 시편들은 천진무구하면서도 때로 판타스틱한 생의 비의를 아포리즘으로 끌어올림으로써 디카시의 정수를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승하 시인은 “순간 포착을 통한 시각예술과 촌철살인의 언어예술을 겸비한 세상을 무심코 보던 우리를 꾸짖는다. 유심히 보라고, 예리하게 관찰하라고, 언어로 형상화하라고, 사진만 해도 예술인데 언어와 조화를 이뤄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