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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故 김길녀 시인 유작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남기고 홀연히 떠나

김길녀 시인 유작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표지
김길녀 시인 유작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표지

 네번째 시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세상에 선보인 김길녀 시인1990시와비평으로 등단한 이래 2013년 발간한 세 번째 시집 '푸른 징조' 이후 7년 만에 펴내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났다.

이번 유작집은 우리 생의 만남과 이별, 사랑과 죽음의 파동 속에서 또 다른 차원으로 조용히 날개를 펼치는 시세계가 덩그러니 담겨 있다.

만만찮은 세상, 가볍지 않은 고요가 쌓이는 오늘과 어제를 직관하는 섬세한 감각과 깊은 서정은 간절함을 이끌고 '다시, '푸른 징조로 미학적 세계를 넓혀간다. (null)

시집 곳곳에 출몰하는 사과나무’ ‘옛집’ ‘빈터’ ‘돌담’ ‘고궁’ ‘돌아가신 엄마’ ‘무덤’ ‘이국에서 만난 사람’ ‘적도의 석양등의 이미지들은 신의 영혼을 가득 품은 연두와 함께/절박한 기도가 담긴 초록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애틋한 그리움과 생명력으로 승화하고 있다.

특히, 태풍으로 줄기만 남은 사과나무/무슨 이유로 이파리가 돋고 꽃이 피어/잊힌 이름과 얼굴을 데리고 오는가”(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불온한 시간의 벽을 넘어온/이파리 무성한 나무의 생애를 무조건/기억해야 하리라“ (관찰자 시점) 라는 구절에서 보여지 듯 시인이 몹시 애틋하게 보여주는 나무 혹은 식물성 이미지는 곧잘 폐허에서 더 푸르게 자라는 숲의 이미지로 나아간다.

박승민 시인은 이번 유작집에서 보들레르에게 바치는 헌사(獻辭)이기도 한 '보들레르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저녁'은 강렬한 색조가 분위기를 압도하면서도 미문(美文)의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는 백미이며 이 시는 일단 '적도'의 '붉게 타오르'는 석양으로 장엄하다고 노래했다.

그 장엄함은 폐허의 사원에서 뜨거운 햇볕 받아 푸르게 푸르게 피어나면서 바다에서 육지로 발화점은 넓어지고 강렬함은 더해진다고 표현했다.

그리하여 일만 칠천 개 섬 곳곳에서 핏빛과 분홍 더러는 황금빛 햇살 부스러기로 쓰러지며 먼 바다 심해를 물들인다고 말한다.

유작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남기고 떠난  故 김길녀 시인
유작집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남기고 떠난 故 김길녀 시인

 안타깝게도 김길녀 시인은 이번 시집 출간을 앞두고 지난 12일 오랜 병고 끝에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58세의 젊은 나이에 정성껏 세상과 삶을 살아왔으며 마지막까지 시를 놓지 않고 살다 간 우리 시대 진정한 시인이다.

그동안의 병고를 털어버리고 시작도없고 끝도없는 무한한  세계에서 영원한 자유를 환하게 누리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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