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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어떠한가. 그럼, 당신은 어떠한가.”

[이수연 칼럼] 치유와 불안의 미학이 공존하는 공간

  • 칼럼
  • 입력 2021.05.26 18:05
이수연/섬유미술가/아트디렉터
이수연/섬유미술가/아트디렉터

작품을 보고 있는 내내 스스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그 해답을 찾는 작가가 있다.

노상희 작가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작가라면 누구나 재료와 소재에 대한 갈증과 목마름을 느끼듯이 그도 끊임없이 재료와 표현에 대해 실험하고 연구하면서 현재,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인간이 느끼는 불안의 미학을 표현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노작가의 예술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삶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 두려움을 객관화된 수치, 통계, 데이터 등의 수학적 합리성에 입각한 시각적인 색채의 미를 표현한다.

사람이 공포, 불안을 느낄 때마다 변화하는 뇌파, 뇌 전기신호, 체열 등의 신체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변환하여 자연적인 물질에 투영한다.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색 표현으로 형형색색 화려한 변신을 구사한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은 눈을 현혹하며, 감성을 자극하지만, 그 내면에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일, 사건과 같은 무언가에 대한 강요와 강제로 고통 받는 인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국, 그의 예술은 인간의 지각적 특성과 자연의 실체적 속성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과학의 미학적 관념을 그리는 미적 탐구라 할 수 있다.

노상희 작가, 우리가 사는 세계 The World We Livemulti-channel media projection, polygon screen, media plater, collected data, sound dimensions variable, 2018
노상희 작가, 우리가 사는 세계 The World We Live
multi-channel media projection, polygon screen, media plater, collected data, sound dimensions variable, 2018

2016년 프로젝트 레지던시에서 시작된 인간과 관련한 그의 작업과정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성과 작가의 미학적 관점의 주관이 복합되어 재해석함으로써 표현된 심리적 입체주의로 해석할 수 있다.

작가는 스트레스는 과연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며, 각종 자료 수집과 여러 실험 자료 들을 데이터로 삼아 드로잉, 설치작업을 진행해 왔다.

열화상 카메라로 기록한 데이터를 프로세싱,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이용해 짙은 어둠 속 공간에서 다각형 구의 형태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경계가 모호한 파장이 서로 얽혀 형상화되어 표현되었다.

그는 내가 바라보는 세계,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바라보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주목한다.

미세먼지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의식한다고 했다.

이 미세먼지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어릴 적 기억하던 맑고 푸른 하늘은 회색 빛으로, 사계절에서 가장 신선한 기운을 느끼던 봄은 마스크의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야말로 인간이 선택하지 않은 자연으로부터 강요받고 있는 고통, 스르레스의 시작점이라고 믿는다.

노상희 작가, 미시세계 A micro worldmulti-channel projector, media player, screen angle, variable installation, 2017
노상희 작가, 미시세계 A micro world
multi-channel projector, media player, screen angle, variable installation, 2017

미세먼지에서 확장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성의 존재감을 표현한다,

남성의 권력, 힘으로부터 사회적 억압을 받으며, 사회제도 안에서 여성이 받는 불안정한 사회적 위치, 불평등, 권리 등에 대한 어려움과 이로 인한 여성의 스트레스로 연결했다.

어두컴컴하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전시공간으로 강제, 강제, 억압 속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답답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이 공간에서 모래 빛과 투명한 백수정 보석이 조명을 받아 반짝이며 화려한 자태를 표현한다.

전시공간에서 관객은 자신이 아닌 스크린 속에 담긴 또 다른 여성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데, 원색으로 화려하게 비추던 색의 화려함이 어느새 스크린 속의 여성과 결합하여 지각됨으로써 스크린 속의 한 여성이 사회와 마주하면서 느꼈을 어떤 무엇에 대한 불안과 공포, 두려운 감정과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 불안이 마치 관객의 경험적인 무엇과 혼동을 주면서 불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빛의 환영을 이용해 물질의 투명효과와 색채의 힘으로 그는 관람자의 내면적인 정신을 흔들며 감정의 울림이 내포한 공간으로 확장한다.

노상희, 감정, 울림, 감각 Emotions, Vibrations, Senses media projection, fragments of glass, media player, dimensions variable, 2018
노상희, 감정, 울림, 감각 Emotions, Vibrations, Senses
media projection, fragments of glass, media player, dimensions variable, 2018

이렇듯 작품이 스크린 속의 여성의 불안이라면 작품이 설치된 전시공간은 그 불안을 전달받음으로써 느끼게 되는 관객의 불안을 의미한다.

스크린 속의 한 여성이 토로하는 감정의 울림으로 전시공간을 가득 메우며, 시각에서 청각, 촉각으로 그녀들을 인지하고 재해석하여 새로운 형태와 색의 파장으로 창조한다.

노상희, 감정, 울림, 감각 Emotions, Vibrations, Senses media projection, fragments of glass, media player, dimensions variable, 2018
노상희, 감정, 울림, 감각 Emotions, Vibrations, Senses
media projection, fragments of glass, media player, dimensions variable, 2018

이 과정에서 작가는 어쩌면, 스크린 속 여성이 고통 받았던 그 순간을 다시 들여다보고, 침투와 투과를 통한 왜곡된 형상과 변화를 통해 그녀 스스로 또 다른 치유과정의 연속으로 자신의 해답을 찾아가길 원하는 듯이 보였다.

그는 지금도 여성이 받는 스트레스와 불안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이 여성을 바라는 보는 시각이 아닌 남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기 때문에 더 솔직하고 진솔한 내면세계를 들여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는 지금도 스크린 속 주인공을 찾고 있다. 그 주인공들을 어느 정도 채워졌을 때 비로소 표현의 확장을 하고픈 포부를 밝혔다.

어떤 표현내용으로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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