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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 공간의 경계선에서 빛이 그려내는 감정의 기억

[이수연 칼럼] 그날, 그곳의 기억(The scent of memories)展_김태훈 개인전

  • 칼럼
  • 입력 2021.05.20 10:16
  • 수정 2021.05.20 11:05
김태훈_그날, 그곳의 온도_2채널 영상, 사운드, 조명제어, 캠핑 의자_가변크기_2020
김태훈_그날, 그곳의 온도_2채널 영상, 사운드, 조명제어, 캠핑 의자_가변크기_2020
이수연/섬유미술가/아트에디터
이수연/섬유미술가/아트에디터

현대미술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과학과 기술 등의 분야와 융합하여 독자적인 성격으로 나타나며,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건물 외벽에 미디어(Media)’ 기술 일부를 활용하며 영상을 투사함으로써 시각적 아름다움 구현하고 있다.

이것이 미디어파사드다. 그런데 이것은 극히 미디어를 이용한 기술적인 일부분일 뿐, 올해 코로나가 장기화가 되면서 미디어에 대한 표현해석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눈여겨봐야 하는 것이 현실과 가상 공간의 경계선에서 빛이 그려내는 감정의 기억, 김태훈 작가의 개인전인 <그날, 그곳의 기억(The scent of memories)> 이 지난해 1215일부터 1224일까지 대전 갤러리 루트 17에서 열렸다.

김 작가는 사람이 무의식에 떠올리는 생각이나 느낌, 경험을 조각조각 퍼즐처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범하는 기억의 오류를 빛의 미학과 결부하여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그날, 그곳의 기억> 은 2년전 12월부터 시작한 코로나현상과 관련하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자연의 현상에 빗대어 현실과 가상 공간의 경계선에서 빛이 그려내는 감정의 기억을 묘사한다.

현재,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없는 현실, 흔한 친분 모임조차 할 수 없는 현실, 평범했던 그 일상이 특별하고 막연하게 그리워만 해야 하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맞닿아 있다.

이것을 두고 김 작가는 미디어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을까?.

대개 작가가 미디어를 표현의 기술로 선택하는 이유에는 빛과 조명을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풍부한 효과와 몰입을 줄 수 때문이다.

그런데 김 작가의 미디어는 작가만이 볼 수 있는 공간, 머릿속 어딘가, 작가의 손이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저 어딘가의 공간에서 행해지는 손짓, 움직임, 소리, , 어떤 것에 관한 생각을 현실적인 공간으로 가져와 관객과 소통을 위한 표현의 매개체, 조형 언어쯤으로 여겨진다.

김태훈_그날, 그곳의 온도_2채널 영상, 사운드, 조명제어, 캠핑 의자_가변크기_2020
김태훈_그날, 그곳의 온도_2채널 영상, 사운드, 조명제어, 캠핑 의자_가변크기_2020

그가 2012년도 라이트드로잉(Light drawing) 작업을 시작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하얀 종이 위에 자유롭게 그리는 연필이나 붓 따위의 도구를 연상하듯이 작가의 손동작이 빛의 흔적이 되고 빛의 흔적이 막혀있는 공간과 열린 공간에서 선의 방향과 굵기를 달리하면서 시간성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

3차원의 공간에서 손끝의 힘으로 움직이다 보면 끝이 서로 갈라져 중첩된 선들이 빛이나 착시현상으로 마치 어린 시절 보았던 안개나 나무, 식물형상을 연상케 한다.

이들에 의해 화면이 변화하면서 시각적인 불안정성과 움직임의 회화가 관객이 움직이면서 위치에 따른 변화된 빛의 형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작가에게 있어서 미디어, 빛은 작품을 표현하기 위한 기술, 활용이라는 차원을 넘어 인간의 감각과 연결한 확장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연풍경의 소리, 공간, 감성, 심리 등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하면서 관객의 참여를 이끄는 이른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빛이 산란하듯이 소리가 퍼져나가고, 크고 작은 비단 잉어 떼, 시각과 청각의 움직임으로 관객은 가상의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김태훈_그날, 그곳의 온도_2채널 영상, 사운드, 조명제어, 캠핑의자_가변크기_2020
김태훈_그날, 그곳의 온도_2채널 영상, 사운드, 조명제어, 캠핑의자_가변크기_2020

<그날, 그곳의 온도> 부산 展은 천장에서 비추는 조명과 벽면 영상물과의 거리,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의 위치와 바라보는 방향 등 복합적인 요소가 연관성이 있다.

이 요소들이 제 역할을 다 했을 때 비로소 외부에서 빛이 내부로 스며들며, 다시 내부의 빛을 밖으로 끌어냄으로써 외부와 내부의 공간을 확장한다.

전시장 입구부터 어두운 조명과 영상물에만 집중을 유도하는 소리가 전시공간에 울림으로 퍼지며, 관객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오감을 자극한다.

관객은 시간이 지나면서 영상물이 겹치고, 변형하면서 작가가 만들어 놓은 자연적인 공간 한 조각 속에 동화되며, 인간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다른 세계로 빠지게 된다.

그의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렌즈에 담고 있는 자연 어떤 형상 일부분이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양극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 영상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은 시간적 추이에 따라 교차, 반복하면서 지각되는 영상물로 개인마다 느끼는 감성,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각기 다른 새로운 심리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날, 그곳의 기억> 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위한 전시라는 측면에서 특별하다.

오프라인의 경우 전시장 입구에서 내딛는 한발부터 이 공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인지, 나의 손끝에 느껴지는 벽면 촉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는 경계에서부터 전시 관람은 시작된다.

미로 12개의 벽기둥을 따라 온전히 자신의 감각만으로 더듬어 가보면, 무심코 누군가에게는 5분의 찰나 순간으로 잊힐 전시가 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웃음과 신비함으로 기나긴 추억이 될 수 있다.

김태훈_그날, 그곳의 기억_12개의 기둥, 12개의 이미지(디지털프린트)_가변크기, 650×500cm_2020
김태훈_그날, 그곳의 기억_12개의 기둥, 12개의 이미지(디지털프린트)_가변크기, 650×500cm_2020

대전 갤러리 루트 17에서 전시한<그날, 그곳의 기억> 을 보지 못한 관객을 위해 김태훈 작가는 전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유튜브 채널(https://youtu.be/KAvWpSZxmbY)을 제공한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어떤 재미있는 요소가 담겨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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