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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뉴욕은 '유류 전쟁'...'휘발유 찾아 삼만리’

   
▲ [사진출처=NEWS iS]

최악의 유류대란 뉴저지는 짝홀제 주유까지

[스타트뉴스] = 요즘 뉴요커들의 인사는 두 가지다. “전기는 들어왔냐?”와 “휘발유는 구했냐?”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시민들이 아프리카 오지 사람들을 방불케 하는 생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이후 장기간의 정전으로 고통을 받은데 이어 이번엔 ‘유류 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당혹해 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사태는 뉴욕·뉴저지 일원의 주민들에 해당되지만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조밀하고 경제 문화 외교의 중심도시라는 점에서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허리케인이 물러간 후 수일 내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더딘 복구 작업과 최악의 ‘휘발유 전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뉴욕이 버스와 지하철, 철도 등 비교적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이지만 대부분의 뉴요커들은 차가 없으면 생활을 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주유소 영업 중단 사태가 1주일 가까이 계속되면서 차량 운행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영업을 하거나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생계마저 위협받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4일 현재 영업을 재개한 주유소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수요를 대기에는 턱없는 상황이다. 문을 연 주유소 앞에는 수백m에 달하는 자동차 행렬이 이어지고 난방용 유류나 연료가 없어 차가 선 운전자들이 2~3갤런짜리 통을 들고 줄을 선 것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박상현씨는 “어제 문을 연 주유소를 발견해서 1시간반을 기다린 끝에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휘발유를 넣고 이렇게 안도의 한숨을 쉬는 내 자신이 처량맞았다”고 씁쓸해 했다.

웨스트체스터의 장혁진씨는 3일 새벽부터 주유소를 찾아다녔지만 3시간을 허탕치다가 한곳에서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그는 “문을 닫은 주유소에 차들이 10여대 서있길래 덩달아 줄을 섰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아 결국 다른데를 찾아야 했다. 어느 주유소가 문을 여는지 모르니 무작정 돌아다녀야 하는데 남은 연료도 얼마 없어서 피가 마르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뉴저지에선 상황이 더 심각하다. 뉴저지는 유류세의 차이로 뉴욕에 비해 휘발유값이 15~20% 정도 저렴해 인근 뉴요커들도 자주 넘어와 연료를 채워가곤 한다. 그런 ‘개스 천국’이 돌연 ‘개스 지옥’이 되어 거꾸로 뉴욕에 원정오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이 때문에 뉴저지의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는 자동차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 주유 홀짝제를 전격 실시하는 고육책까지 동원했다. 레오니아의 김태진씨는 “북쪽의 뉴욕주 라클랜드 카운티로 고속도로를 50분쯤 올라갔더니 휴게소 주유소의 차량 줄이 적어서 20분만에 넣을 수 있었다. 사는 동네에선 문 연 주유소가 있어도 보통 3시간은 기다려야 하는데 그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뉴저지는 약 70%의 주유소가 정전 및 재고 부족으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문을 닫은 주유소가 지난 2일 67%에서 5일 현재 27%로 호전됐지만 여전히 주유소마다 긴 줄이 형성되고 있다. 뉴욕의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주유소에 대한 개스 공급 상황이 나아지곤 있지만 앞으로 3~4일 간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저지 뉴왁 공항 근처에 사는 하비어 나자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5갤런짜리 통을 들고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 내 바로 앞사람부터 기름이 바닥났다. 그래서 또다른 주유소를 찾아가 4시간을 기다려서 넣고 왔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무려 17시간을 기다린 끝에 휘발유를 구한 의지의 여성도 있다. 스태튼 아일랜드의 캐시 아리즈멘디(23)는 4일 오후 한 주유소 앞에서 줄을 선 뒤 중간에 기름이 떨어졌지만 다음날 점심 유조차가 주유소에 휘발유를 채울 때까지 기다린 끝에 개가를 올렸다.

파자마 차림에 외투를 걸친 그녀는 “내 순서가 앞쪽이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올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문을 연 주유소는 예외없이 경찰력이 출동,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새치기나 기름 부족으로 인한 다툼, 폭력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중년의 고객은 “경찰이 통제하는 주유소에서 배급받듯 기름을 채우고 보니 마치 종말이 온 미래 세계에 사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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