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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년들과 함께 고발한다. 연극 '어항을 나온 물고기-정명'

   
▲ [사진출처=NEWS iS]

[스타트뉴스] = 탈북청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11일 서울 중구 저동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어항을 나온 물고기-정명'이다.

북의 민주화 혁명 이야기다. 북의 청년들이 자유와 독재종식을 위해 독재자의 앞잡이들에게 폭탄을 던지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는 내용이다.

출연진은 이인·심하윤(중앙대 연극학과), 안지민·전다솔(중앙대 영어학과), 김필주·양리인(한국외대 중국어과), 김진선(서울시립대 수학과), 신태호(서일대 연극학과), 손지상(중앙대 심리학과), 정종열(단국대 사학과) 등이다. 이 가운데 김필주와 양리인은 탈북청년이다. 김필주는 2006년 어머니, 양리인은 2004년 아버지와 함께 탈북했다.

김필주는 당과 수령을 위해 충성했지만, 모함으로 소중한 아내와 자녀를 잃은 '박 동지', 양리인은 홀어머니를 두만강에서 총으로 쏴 죽인 북에 대한 분노로 혁명대열에 참여한 '현아라'를 연기한다. 둘 다 연극은 처음이다.

"좋은 작품으로 연극을 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하다"(김필주), "평소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처음 극본을 보고 정말로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혁명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양리인)

혁명 결사대 리더인 '안 동지' 역을 맡은 이인은 "김필주와 양리인이 처음에는 굉장히 낯을 가렸지만, 연습하면서 친해졌다.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다. 특히 순수하다"고 소개했다.

정혜승 중앙대 연극학과 겸임교수와 김은경 중앙대 산업교육원 연기예술학과 교수 겸 배우, 배우 서광재·손선근 등 프로 연기자들이 나서 중심축을 잡는다.

리명·리호·리수 삼남매의 어머니를 연기한 정혜성은 "김필주와 양리인은 처음 억압된 마음을 풀어내지 못했다. 특히 남한에 와서도 삶이 녹록지 않아 이 친구들이 많이 눌려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대사 톤이나 템포도 같았다. 이 친구들이 아픔과 분노와 눈물을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을 굉장히 많이 시켰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잘한다"고 인정했다. "연극은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이 친구들이 오랜 세월의 아픔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고 울지 못했던 것을 이 연극에서 토해내고 있다"며 "앞으로 이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 좀 더 벗어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죄수로 나오는 서광재는 "시작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다들 잘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남한과 북한, 서로 협력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잘 될 것으로 믿었다. 신인치고는 다들 잘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혁명 대원의 폭탄테러에 남편을 잃은 '한백공 부인' 역의 김은경은 "탈북 학생들의 실제 경험이다. 무대에서 어느 정도 절제가 필요할 정도로 몰입이 대단했다"고 밝혔다.

북한 사투리는 모두 김필주와 양리인에게 배웠다.

연출을 맡은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는 "'정명'은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과 내가 예전에 쓴 '처형'을 접목한 연극"이라고 밝혔다. "학생 출연진 가운데 두 명 빼고 모두 처음"이라며 "지도하느라 목도 쉬고 링거까지 맞았지만 모두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대학로의 웬만한 연극보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23일까지 볼 수 있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7시, 일요일 오후 4시. 02-314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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