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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순 (화학박사,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장인순 명사칼럼] 밤에 연구실의 불과 컴퓨터를 끄라는 나라?

  • 칼럼
  • 입력 2019.07.11 10:12
  • 수정 2019.07.23 11:39
장인순(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장인순(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정치가들이 잠자는 밤에 국가의 경제가 성장한다고 했던가? 구멍가게도 한번 안 해 본 인간들이 재벌을 개혁한다고 설치고 다니고,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서 연구실에 오후 6시가 되면 불과 컴퓨터를 끄고, 어기면 벌이나 문책을 받아야 하는 나라에 희망과 미래가 있는가? 이는 현 정부의 탁상행정의 극치이고, 무지와 무식의 소치가 아닌가? 권력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인간들은 어느 때고 자고 싶으면 자고 쉬고 싶으면 쉬지만 가난한 대중은 밤낮으로 피땀을 흘리면서 일을 해야 하고, 과학자들은 연구실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고 추월하기 위해서 밤을 세워가면서 연구를 하는데, 밤을 새우면서 연구하는 자유마저 박탈하는 국가에 미래가 있는가? 과연 이 땅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대 기업 총수들과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일 것이다. 강경노조에 시달이고, 정부의 간섭과 규제에 시달리고 더 나아가 노동자들을 착취해서 재산을 축적했다는 반 기업 정서에 얼마나 시달리고 사는가? 그들이 설 땅이 이 땅에 있는가?

연구개발의 뿌리를 뽑는 탁상행정

주 52시간 연구개발은 R&D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의 연구개발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어 뽑아버리는 것이다. 밤새워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시간외 수당을 달라고 쇠파이프 들고 길에서 데모한 적이 있는가? 길에서 데모하는 것이 쉬운가, 아니면 연구실에서 밤새워 연구하는 것이 쉬운가? 60여 년 전, 4.19혁명 때 대학 3학년 학생으로 데모에 참여해 보았지만 데모같이 신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도 없었다.우리가 빈손으로 한국의 원자력기술 자립을 하면서 주 80시간 이상을 연구실에서 그 많은 밤을 지새우면서 이루어 놓았다. 주52시간 근무는 열심히 일하는 연구원들에게는 더 큰 고통을 준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이유는 주 52시간이 모자라는 많은 연구원들은 연구를 하기위해서 토요일/일요일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말을 쉬지 못해 더 힘든 삶을 살아야한다. 어떤 연구 과제는 연구의 속성상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많고 특히 연속 조업이 필요한 연구개발은 주52시간 근무는 모든 연구를 그만두라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연구개발이 무엇인지도 모르를 인간들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하는 짓들인가? 마치 연구하는 연구원들이 밤새워 연구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고 너무나 불상해보여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주52시간 근무라는 선물(?)을 주는 것인가?오죽했으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밤에도 연구하게 해달라는 산업계의 눈물겨운 호소를 정부에 요청하겠는가?
특히 많은 중소기업들은 주 52시간을 시행하면 우수한 연구인력 충원이 어려워 R&D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체하는 것인가?

최근에 불거진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무역 분쟁으로 일본의 경제 보복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는 이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정부의 무능한 외교력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고, 지금 부터라도 한국의 모든 과학자/연구원들이 모든 연구실의 불을 밤새 밝히고 노력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해외에 의존하는 모든 부품이나 수출통제 품목을 국산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작은 연구비로 가장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의 원자력발전기술자립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있다면 “우리 국민이 세계 어느 국민 보다 우수하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산업계와 연구원들의 눈물겨운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연구원들이 마음 놓고 어느 때고 어느 시간이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어느 때 보다 무한 경쟁 시대이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선진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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