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뉴스=이정복 기자]
배재대학교 내에 설치된 이승만 동상의 철거 여부를 놓고 찬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오전 배재대 정문 앞에서는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및 배재대학교 민주동문회 등과, 보존을 요구하는 배재대 우남 동상을 지키기 위한 자유시민연대 등이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이들 찬반 단체 간 욕설이 오가는 등 대립이 격해져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경찰 제지로 일단락됐다.
철거를 주장하는 측은 “지난 1년 동안 이승만 동상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대학이 자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동문에 그 책임을 떠넘겼다”며 “4·19 혁명을 통해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끝났다. 배재대의 수치이자 대전시민의 수치인 독재자의 동상을 하루 빨리치워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홍경표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대한민국 사회는 친일 적폐를 청산하지 않는 한 미래가 없다”며 “반드시 우리 세대에서 이뤄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 측은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고 조작하는 역사 청산이 시도되고 있다”며 “자유와 번영을 누려온 대한민국에 청산할 역사는 없다. 특정 동상 만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민 학살자로 묘사하며 국립묘지에서 파내고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단체나 집단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재대 이승만 동상은 1987년 배재대 동문이 기증해 세워진 뒤 같은 해 6월 재학생들에 의해 철거됐다. 이후 1990년 학교 측이 다시 동상을 건립했으나 학생들의 철거 운동이 계속 이어지자 1997년 자진 철거했다. 이후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이라며 학교 측에 의해 다시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