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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상(언론인, 전 언론중재위원, 전 대전일보 편집국장 겸 논설실장)

[조홍상 명사칼럼] 갈등 유발 보(洑) 헐어버릴 것인가?

기자명 최문갑
  • 칼럼
  • 입력 2019.03.18 09:57
  • 수정 2019.05.03 10:56
조홍상(언론인)
조홍상(언론인)

정부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 시기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중 세종보, 공주보, 죽산보 등 3개는 해체하고 백제보, 승천보등 2개는 상시 수문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 및 기획위원회가 자연성회복, 경제적분석, 수질, 생태, 이수, 치수, 주민과 지역민의 인식조사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라고 했다.

무엇보다 경제성을 따져볼 때 보를 철거했을 때의 편익이 보를 해체하는 비용 보다 크다는 것이다. 공주보의 경우 해체 후 40년간의 편익은 1230억원인데 비해 해체 비용은 1140억원으로 90억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9세 이상 2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3%, 필요 없다는 응답이 37.2%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약간 많았으나 오차범위내로 찬반이 비슷해 철거키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보해체가 결정된 이후 정치권 반발은 물론 보 영향권 내에 거주하는 농민과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와 시위가 격렬하게 일고 있다.

야권은 개당 2천억~3천억 원씩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축조한 보를 다시 수천억 원의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철거하겠다니 국가파괴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현 정부가 보를 해체하려는 목적은 보수정권 지우기라며 대책위원회를 구성 강력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공주보가 있는 공주, 부여, 청양이 지역구이며 4대강특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의원은 금강물을 생명수로 농사를 짓는 농민과 식수로 이용하는 금강유역 주민들을 위해 환경부 결정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보 철거작업을 강행하면 공주보 위에서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주시민과 사회단체들로 결성된 공주 보철거반대투쟁위원회는 금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공주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하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했다. 3백여 명의 이통장협의회도 보 철거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2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공주보 수문을 개방한 이후 공주보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축산농가는 소에게 먹일 물이 없다며 해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공주시의회도 여당의원이 다수이지만 시민들의 생존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12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공주 뿐만이 아니다. 전남 나주서도 죽산보가 해체되면 죽산보를 활용하는 관광레저사업이 타격을 입게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죽산보 수변공원 옆에 조성중인 오토캠핑장도 폐장해야하고 죽산보의 수위가 낮아져 황포돛배를 띄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죽산보 인근 농민단체들은 죽산보의 건설로 영산강을 강다운 강으로 만들어 재첩과 도슬비가 돌아왔고 가뭄에도 물 걱정 없이 농사를 지어왔는데 보를 없애겠다니 악취 나는 도랑시대로 되돌아가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부의 4대강 보 처리방안이 강유역주민간은 물론 정치권이나 일반 국민 간에도 찬반양론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철거대상인 금강 상류 공주보 일대 농민들은 크게 반발하는 반면, 상시개방대상인 하류의 백제보 인근 농민들은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보강 받는 조건으로 정부의 보 처리방안에 찬성한다. 같은 금강유역이면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각종 용수보전을 위한 대책에 차등을 둬 지역 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4대강 보해체등 처리방안의 근거가 된 경제적 분석, 수질, 생태평가, 여론조사 등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 정부 출범 후 작년 7월 감사원의 금강 63곳 영산강36곳의 감사 결과 공개한 용역보고서에 의하면 4대강사업 이후 수질이 개선된 곳이 44%, 변화가 없는 곳이 42%, 나빠진 곳이 18%로 대체로 수질이 좋아졌다고 했으나 불과 7개월 만에 상반된 결과를 내놓고 있다.

보철거 편익 중 수질개선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인데 죽산보의 경우 보를 개방한 후 수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를 해체 하는 게 유지 하는 것 보다 경제성이 높다고 했는데 경제성을 분석하는 방식이나 정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여론조사도 조사대상을 보의 영향권 내에 거주하는 강 유역 주민위주로 해야 하는데 절반을 일반주민들로 한 것도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

문대통령은 2017년 대선당시 4대강 보의 철거를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했고 당선 후에도 다시 자연화하도록 보의 해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면 4대강 평가위가 보를 해체한다는 결론을 이미 정해놓고 이에 맞춰 평가한 후 결정을 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현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좋아지고 홍수, 가뭄피해를 막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무시한 채 수천억 원을 들인 시설을 허물겠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을 전 정권의 적폐로 규정, 정치적 논리를 앞세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문가들은 보를 개발해 경과를 지켜본지 20여개월 만에 서둘러 철거를 결정한 것은 성급한 처리라고 했다. 이 보들이 건설된 후 식수와 농업용, 공업용수의 수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보를 철거하면 당장 식수나 농공업용수 부족사태를 겪게 돼 농사와 생활이 어려워지고 홍수와 가뭄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작해 서둘러 졸속 처리하지 말고 재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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