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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희(충남 서천교육장)

[교육칼럼] 삼월 편지

  • 칼럼
  • 입력 2019.03.11 11:30
  • 수정 2019.03.11 15:59
신경희 충남 서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신경희 교육장

지난 이월의 날들을 참으로 아쉽게 보냈습니다. 살가운 마음을 다 보내지도 못한 채, 눈부신 삼월 봄이 시작됐습니다. 떠나간 사람들에게 매화라 쓰고, 산수유라 또 쓰고, 물들었다고 다시 써 봅니다. 살아가면서 가끔은 새로운 바람이 한번쯤 불어오기를 누구나 바라는지도 모릅니다.

평생을 다 바치는 하루, 두근거리나 품을 수 없는 하루가 이렇게 또 지나갑니다.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채 고샅길에 숨은 이월의 비틀거림을 지켜봅니다. “니 와이카노.누군가 묻습니다. 슬퍼하지 말 것. 책 한 장이 넘어가고, 또 한 계절을 넘습니다. 어서 빨리 툭툭 털고 일어나야지요. 봄의 새싹처럼.......

눈부신 삼월입니다. 꽃 피는 육신이 아니어도 목련 꽃봉오리처럼 탱탱해져야지요.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이지만 연두 빛 공기도 동동거리며 바쁘게 들고나고 있어요. 꽃피는 봄이 코 앞에 와 있습니다. 우리 집 뜨락 모퉁이에 오래 전 심어 놓은 수선화, 입춘에는 펜촉만큼 뾰족 솟더니 우수 건너 경칩 지나니 허리 곧추 세우고 손가락만큼 올라왔습니다.

이제 곧 개나리 노랗게 웃으면 뒤따라 저도 꽃 손 펴겠지요. 매화꽃, 산수유, 살구꽃, 복사꽃잎 눈부시게 눈처럼 바람에 날리는 봄날이 언덕을 넘고 있는 겁니다. 소망의 씨앗들, 새싹. 연두색 바람 모두가 희망입니다. 여기저기서 꽃이 톡! 눈부심이 톡톡! 봄이 핍니다.

나이 들수록 다시 찾아오는 계절이 애틋합니다. 허영자 시인님은 !’ ()에서 <여든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늘 궁금했는데/ 여든 넘어도 봄꽃 피면 아! 하고 놀라는 마음/ 여든 넘어도/ 어여쁜 사람 만나면/ ! 하고 설레는 마음/ 여든 너머에도 그 놀람 그 설렘 그대로인 부끄러움> 이라 표현했습니다.

어느 유명가수가 부른 <아모르파티>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중략~)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프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중략)나이가 들어도 눈부신 삼월입니다.

학교와 교육기관의 시계로는 삼월은 새해 첫 달이지요. 우리에게 삼월은 그래서 각별합니다. 입학식이 있고, 새 학년이 시작되어 새로운 만남과 배움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중학교 교문 앞에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네가 와서 봄이야라는 문구가 걸려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삼월의 학교는 봄을 불러 오는 기적과 만남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어떤 이는 이런 삼월의 학교와 교실에서관계의 대폭발이 일어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인환의 시()처럼, 이름은 잊어도 눈동자와 입술은 가슴에 남는 법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서로에게 평생 잊지 못할 눈동자를 만나는 행복한 기적이 온 학교와 온 교실에 봄꽃 터지듯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새 봄입니다. 봄은 바라봄입니다. 봄이 피는 교실에서 가슴 따뜻하게, 포근하게 아름다운 바라봄의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덤으로 지극히 아름다운 사랑의 꽃도 피어나길 바래봅니다. 몸살 앓는, 가슴 벅찬, 그리움 한번 가져 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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