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2월은
[교육칼럼] 2월은
  • 이정복 기자
  • 승인 2019.02.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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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희(충남 서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신경희 충남 서천교육지원청 교육장
신경희 서천 교육장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 돼지 기해년 새해를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벌써 한 달이 지나고 구정 설을 건너니 2월 하고도 중순입니다. 2월은 일 년 중 가장 날 수가 적은, 그래서 좀 모자라고 허약해 보이는 달이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미니스커트처럼 짧은 2월’이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짧고 허약해 보인다고 하찮은 건 아닙니다. 설이 들어있고 정월 대보름이 담겨 있는, 사람들이 힘을 보태는 내공이 쌓인 달이라 여겨집니다.

이번 구정 설은 주말이 겹쳐 연휴가 길었습니다. 다른 어느 해보다 포근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으로 2월 속에 숨은 봄빛을 만났습니다. 저만치 산모퉁이 돌아가는 겨울바람이 보이고, 대지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느라 기지개를 켜는 걸까요. 뜰 앞 나목들이 빈 가지 여린 실핏줄마다 싹을 틔우느라 열심히 붓질하는 듯 했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무언가 꿈틀거림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분명 변화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2월은 소망을 품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놀라게 하려고 몰래 생명을 잉태하는 영양가 있는 달이 분명합니다.

학교와 교육청의 2월은 사뭇 각별합니다. 떠나보냄의 아쉬움과 새 맞이 준비로 바쁘기도 하지만 설렘의 달이기도 합니다. 이 맘 때면 떠오르는 시(詩)가 있습니다. 도종환의 '스승의 기도'가 그것입니다. <날려 보내기 위해 새들을 키웁니다. (중략) 힘차게 나는 날갯짓을 가르치고/ 세상을 올곧게 보는 눈을 갖게 하고/ 이윽고 그들이 하늘 너머 날아가고 난 뒤/ 오래도록 비어 있는 풍경을 바라보다/ 그 풍경을 지우고 다시 채우는 일로/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졸업과 입학 사이에 놓인 학생들은 들뜨고, 약간 불안하고, 뭘 해야 할지 몰라 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2월과 3월 사이는 좀 특별합니다. 아쉽게 떠나보내고 새롭게 맞이 준비를 하는 선생님들 마음도 아름다운 번뇌일 것입니다. 떠날 것은 스스로 떠나게 하고, 오는 것은 조용한 기쁨으로 맞이할지어다. 계절은 가고 또 오는 것, 그렇게 2월이 가겠지요.

죽은 것처럼 참고 있던 잎눈과 꽃눈도 어둠을 헤집고 나오는 별처럼 앞 다투어 빛을 발할 것입니다. 두근두근 설렘으로 기다립니다. 버들개지 기지개 켜며 부스스 일어나고 봄을 꾸미는 자랑스런 2월입니다. 우리 집 손바닥 만한 정원을 십오 년 넘게 꿋꿋이 지키고 서 있는 산수유도 꽃눈 비비며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친정집 담장에 기대 선 청매화에는 오돌오돌 꽃눈이 돋아났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산수유와 청 매화 가지에 눈길 얹어 놓고, 가만가만 봄이 오는 저 먼 길을 마중 나가는 은밀한 기쁨을 누려 봐야겠습니다. 각별히 꽃샘추위가 닥쳐와도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하라 일러둬야겠습니다. 어차피 어차피 플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을 까는 3월은 오고야 말 거니 참고 힘내라고 따뜻하게 손잡아 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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