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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갑(편집국장, ‘밸런스토피아’ 저자, 정치학 박사)

[편집국장 칼럼] 복에 대하여, ⓶ 돈

기자명 최문갑
  • 칼럼
  • 입력 2019.01.30 15:41
  • 수정 2019.01.31 10:44
최문갑 편집국장
최문갑 편집국장

행복(幸福)의 사전적 의미는 복된 좋은 운수, 또는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하거나 그러한 상태로 돼 있다. 그래서 행복을 ‘hang(매달린 복)’이라고 재밌게 풀이하기도 한다.

행복이 무엇이길래 ...

그렇다면 행복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우리는 행복을 그토록 갈망하는 것일까. 긍정 심리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 중 한 사람인 소냐 류보머스키는 행복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긍정적인 부산물을 안겨준다고 말한다. ,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쁨, 만족, 사랑 자부심, 경외감을 더 많이 체험하게 된다. 행복의 효과는 우리의 에너지 수준, 면역체계, 일이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 정신적, 신체적 건강과 같은 삶의 다른 영역에서의 개선으로 이어진다. 또한, 보다 행복해지면서 자신감과 자존감도 강화되어 자신이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가치 있는 인간임을 믿게 된다. 또 있다. 우리가 더 행복해지면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 지역공동체, 나아가 사회 전체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그는 설명한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전문기술을 학습하거나, 한 가지 스포츠에 능숙해지거나, 자녀를 양육하는 것처럼 중요한 어떤 일을 성취하려면 특별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처럼, 행복도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테면, 소냐 류보머스키는 삶의 기쁨을 음미하기, 감사를 표현하기, 낙관주의 기르기, 과도한 생각과 사회적 비교를 피하기, 친절 실천하기, 인간관계 돈독히 하기, 용서 배우기, 종교생활과 영성훈련 하기 등을 제시한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그러면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돈과 행복이 의외로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들의 인생 만족도가 7점 만점에 5.8점이라는 데서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펜실베니아 아미쉬(Amish) 교도, 17세기 말 창시된 기독교의 한 분파로 자동차나 전기·전자제품, 전화, 컴퓨터 등 현대문명을 거부한 채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이루고 주로 전통적 방식의 농사와 목축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생 만족도 역시 평균 5.8점이다.

돈이나 물질은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필요조건임에는 틀림없다. 의식주를 해결하려면 기본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돈과 행복의 크기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미국 사회를 기준으로 연 수입이 5만 달러(한화 약 5500만원)이하라면 돈과 행복이 다소 연관이 있으나 5만 달러를 넘어갈 경우 돈과 행복 간 연관성은 기본적으로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심리학자이자 행복 전문가인 에드 디너는 사람은 즐거움을 누리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에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도 1970년대 초, 30년 동안 19세기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보고들을 조사하여 국내총생산과 복지간의 관계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단단한 것이 아님을 주장했다.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8020의 법칙을 행복의 법칙으로

개인의 사회적 지위나 다른 이들과의 비교 등도 행복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차량의 가격이나 아파트 크기 등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에 속앓이를 하기도 한다. 게다가 산업과 사회, 문명의 발달에 따라 물질이나 기회, 사람 등에 대한 선택의 폭이 커질수록 선택의 결정을 망설이거나, 선택을 한 후에는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불안과 불만에 휩싸이기 다반사다. 예들 들어, 수많은 종류의 휴대전화 모델들과 전화 요금제의 메뉴를 보며 요모조모 따진 뒤 선택하게 되지만 마음 한 구석엔 형언하기 어려운 불만이 자리 잡는다. 더 비싼 것, 더 세련된 것을 가능한 빨리 구입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행복보다는 또 다른 불편함의 앙금이 자리하는 순간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이 높아져도 이에 비례해 행복이 증가하지 않는 중요한 이유다. 그러면서도 정리해고와 사업 실패 등으로 소득을 잃게 될라치면 행복은 급속도로 추락한다. 더구나 현대의 불안사회에 살다보니 삶의 사소한 위험성마저 완전히 제거하려고 종종 과도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른바 제로 리스크 편향(Zero-risk bias)’이다. 우리의 건강도, 우정도, 부동산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도 말이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수십억 원짜리 로또에 당첨되는 행운이나, 하반신 마비의 불운 모두 장기적으로 삶의 만족감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불행한 사람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불행하고, 행복한 사람은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여전히 행복하다는 것이다(‘스마트한 생각들’).

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 또는 ‘8020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인구의 20%의 사람들이 인류의 부 80%를 소유한다거나, 학급에서 20% 학생이 학교문제의 80%를 일으킨다는 등의 예로 설명된다. 파레토 법칙을 우리의 일상생활에 비춰보자. 자신의 형편과 능력, 수준 등이 타인과의 비교치나 기대치의 80%에 그치더라도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긍정해주면 어떨까. 설사, 자신의 상태가 기대치의 20%밖에 안 된다고 해도 나머지 80%를 자신감이나 불굴의 정신으로 채워가는 노력을 기울이면 어떨까.

겉만 번지르르한 나라여선 안 된다

한국은 경제기적을 이루며 살기 좋은 나라가 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일반 국민이 느끼는 행복의 수준은 갈수록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뭔가 크게 잘못 됐다. 겉만 번지르르한 대한민국을 탈피해야 한다. 국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신나게 일하고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우리의 행복감을 물귀신처럼 끌어내리는 요인 중 핵심은 극도의 양극화다. 사상최대의 빈부격차, 폭발 직전인 가계부채, 악화일로의 청년실업, 과중한 사교육비와 출산율 저하, 유통재벌의 골목시장 침탈, 거대자본의 자영업자-중소기업 영역 침투 문제 등이 머리를 짓누른다.

영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는 그의 저서 행복의 함정에서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소득수준의 향상만으로는 더 이상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경제는 이미 저성장 기조로 들어섰다. 물질적 풍요 정도에 못지않게 정신적 풍요 정도를 높여주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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