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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휘 칼럼] 갈등의 '명절 문화', 시대흐름에 맞춰야 한다
[이철휘 칼럼] 갈등의 '명절 문화', 시대흐름에 맞춰야 한다
  • 이철휘 기자
  • 승인 2019.01.1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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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휘(스타트뉴스 보도-제작본부장)

 

이철휘(본부장)
이철휘(본부장)

20여일이 지나면 음력설이 다가온다. 예부터 설날에는 고운 한복을 입고 다양한 풍습들을 즐기며 하루를 보낸다. 이를테면 차례, 세배, 떡국, 덕담, 문안비, 설 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 귀 쫓기, 청참, 윷놀이, 널뛰기 등이다. 그런데 우리 고유의 민속축제가 남성이나 웃어른들의 세상이지 여성들과 젊은이들에게는 뒤치다꺼리로 몰리고 있어 아예 여행을 떠나거나 홀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명절은 남편이나 아내, 시어머니와 며느리, 할아버지와 할머니 등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덕담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옛날부터 내려오는 유교문화와 가부장적인 세습에 눌려 요즘 신세대들에게 명절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처럼 퍼져 최근에는 이혼율이 부쩍 늘어나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상되고 있다.

명절증후군은 원래 여성들이 명절동안 감당하기 힘든 노동과 가족 간의 갈등에서 생겨난 용어다. ‘명절증후군의 증상은 두통과 소화불량, 피로감 등의 육체적 증상과 우울감, 무기력증, 불안감 등 정신적 증상을 함께 나타낸다. 명절 때 대부분 며느리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것은 음식준비 자체가 힘겨울 뿐만 아니라 남녀 차별, 고부 갈등, 익숙하지 않은 친척들의 만남에서 온다.

잡 코리아가 지난해 취업준비생 2892명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취업준비생 1194명은 명절 때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언제 취업할거니”(73.6%)를 꼽았다고 한다. 그리고 살 좀 빼라”(30.9%)누구는 어디에 취업 했다더라”(18.8%), “사귀는 사람은 있니”(18.2%),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다”(15.3%)등이 뒤를 이었다. 요즈음 기혼 남성들도 절반이상이 명절증후군을 앓는다고 의학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남성들도 귀향길 장시간 운전과 경제적 부담, 아내 눈치 보기 등으로 명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최근 한 매체는 기혼여성 81.1%, 기혼남성 74.1%가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한다고 보도했다. 기혼여성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쪼들린 살림살이를 근근이 꾸려가며 명절음식 준비뿐만 아니라 왜 애를 더 낳지 않느냐등과 같은 사생활의 간섭 등 잔소리가 큰 스트레스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각종 스트레스로 인하여 명절이후 이혼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란다.

지난해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이혼신청건수는 108880건이다. 하루 평균 298건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설날과 추석 이후 열흘간을 조사해보면 놀랍게도 하루 평균 577건으로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에서 성 평등과 핵가족화 사회로 급격히 변화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따라 오는 갈등과 저항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 명절 스트레스 같은 명절증후군은 사회적 변화의 과정에서 가족과 개인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가족끼리 서로 배려하자는 구호만으로는 급변해가는 가계의 구조적 갈등을 절대 해소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변화의 해결책이 필요할 때라고 여겨진다.

이정하 시인은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에서 말은 곧 그 사람입니다/ 생각이 반영되고 행동이 동반됩니다/ 자라온 모습과 습관을 보여주고 인품과 인격을 드러냅니다/ 빛나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다시 살리고/ 세상을 태양처럼 환하게 만듭니다라고 적었다. 맞는 말이다.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말보다 서로를 격려하는 따뜻한 말을 건내는 습관을 먼저 가져야 할 것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 옛 말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할 수도 있고 전세를 바꿀 수도 있다는 말이다. 상황에 따라 말이 위로가 되고 위기가 된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따뜻한 한마디는 그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맹자 이루 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이라는 표현에서 나온 말이 역지사지(易地思之). 요즘처럼 가정 해체현상이 흔한 마당에 서로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안 될 것도 없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명절이 오히려 갈등과 저항감을 키운다면 보통문제가 아니다. 이제라도 명절의 참뜻을 새기고 온 가족이 행복한 명절을 만드는 지혜를 모아 가부장적 명절문화를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하루빨리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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