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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자가 없고…”

최문갑(편집국장, ‘밸런스토피아’ 저자, 정치학 박사)

[편집국장 칼럼] 성탄절이 일깨우는 사랑의 의미

  • 오피니언
  • 입력 2018.12.25 08:41
  • 수정 2019.01.31 10:31
최문갑 편집국장
최문갑 편집국장

옛날에 사냥꾼들은 원숭이를 잡기 위해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 등의 먹이를 커다란 통에 넣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원숭이의 팔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뚫었다. 원숭이가 이 구멍에 팔을 넣어 먹이를 잡으면 팔을 뺄 수 없다. 그런데도 원숭이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사냥꾼이 다가올 때까지도 꽉 움켜쥔 손을 풀지 않다가 사냥꾼에게 잡히고 만다.

인본주의 심리학 운동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심리치료사였던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인간이 자기실현을 추구하면서 따라야 할 단계들을 규정했다. 즉, 보통 피라미드 형태로 그려지는 그의 ‘욕구위계(Hierarchy of Needs)’를 보면,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맨 아래에, 그 위엔 만족스러운 삶의 다른 필수요건들이 종류별로 자리한다. 매슬로의 욕구위계는 크게 ‘결핍욕구(deficiency needs)’와 ‘성장욕구(growth needs)’로 나뉜다. 매슬로는 개인이 결핍욕구를 충족한 다음에야 성장욕구로 더 큰 지적만족을 추구할 수 있다고 봤다.

인간에게 각기 부여된 다양한 ‘욕구’는 매우 독특하고 소중한 ‘선물’이라고 여기고 싶다. 문제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부여된 욕구가 지나쳐 ‘탐욕’이 되는 경우다. 탐욕은 죄를 낳고, 죄는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 탐욕이 얼마나 엄청난 비극을 초래하는지는 거의 매일같이 보고 듣는다. 보험금을 노린 부부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재산을 탐낸 나머지 자식이 부모를 해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탐욕이 극성을 부린다. 부의 불평등, 빈부격차의 심각성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숨져간 비정규직 노동자의 참혹한 죽음의 원인도 근원적으로는 탐욕에 다름 아니다. 사람보다는 이윤, 삶의 질 보다는 경제적 효용성을 제일로 치는 탐욕의 자본주의가 초래한 결과다.

마더 테레사는 ‘나의 기도’에서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 나를 구하소서 / 칭찬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 나를 구하소서 /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 나를 구하소서”라고 마음을 모은다. 그러면서 “인기를 누리고자 하는 욕구에서 / 나를 구하소서 / 굴욕에 대한 두려움에서 / 나를 구하소서 / 멸시에 대한 두려움에서 / 나를 구하소서”라고 기도한다. 살아 있는 성자라고 불렸던 마더 테레사는 평생 이 기도를 올리면서 살았다고 한다. 온통 두려움과 욕망의 노예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기도가 아닐까 싶다.

미국 거대 화학회사인 헌츠먼사의 회장이자 창립자인 존 헌츠먼은 “진정한 자선은 결코 갚을 수 없는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부와 친절을 나누고 어려운 사람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다른 누구를 위해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은 인간의 사회적 의무이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바뀌는 유일한 것은 우리가 매순간 ‘얼마’를 나눌 수 있나 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탄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기쁨, 희망, 선물 등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가슴 설레는 말들의 근본은 무엇일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그가 화려한 궁궐이 아닌, 초라하기 짝이 없는 말구유에서 태어난 데서도 그 속성을 예시한다. 절대적인 사랑 즉 아가페다. 아가페 사랑은 실천 불가능하다. 하지만 성탄절이면 최소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사랑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자가 없고, 사랑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부유한 자는 없다는 말이 있다. 이 성탄절에 누군가를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임을 상상하며 실천하는 삶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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