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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세상을 보는 窓_정기룡[미래현장전략연구소 소장. 전, 대덕·둔산·동부·중부경찰서장]

정기룡 명사 칼럼 "작전"

기자명 양해석
  • 칼럼
  • 입력 2018.10.19 17:56
정기룡 소장
정기룡 소장

경찰 초임시절 경무과장으로 근무 할 때 있었던 일이다. 경무과장은 명실공이 서장의 오른팔이나 마찬가지인 총괄 과장이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서장님께서 찾으신다.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서장실로 가는 순간 조마조마하고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서장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씀하신다. 요즈음에 우리 경찰서가 직원들의 기강이 헤이 해져 사건 해결도 잘 안되고 부서 간에 협조도 되지 않는 등, 걱정이라고 하시며 그동안 밀렸던 불만 섞인 이야기를 한꺼번에 쏟아 놓으신다. 듣는 내내 경무과장인 나도 걱정도 되고 가슴이 답답하다.

그리고는 오늘 아침에 전체 조회 때 작전상 경무과장에게 크게 야단을 칠테니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게, 경무과장에게는 사심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게”, 라고 하셨다.

드디어 아침회의가 시작되고 부서 간 업무보고를 마치고 나니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서장님이 정색을 하고 나를 쳐다보며 대노하며 야단을 치신다.

네 서장님, 업무 잘 챙기겠습니다”. 라고 답했다. 회의 마치고 서장실을 나오는데 과장들이 서장님이 오늘따라 왜 그러신지 모르겠다고 한마디씩 거들며 직장생활 다 그런 거라고, 힘내라고 나를 위로를 해준다. 사전에 그 얘기를 듣지 않았으면 아마도 크게 위축이 되었을 것 같다.

그 일이 있은 후로 경찰서가 긴장 분위기로 전환되어 다시 활기차게 돌아갔다.

퇴근 무렵에 서장님께 전화가 왔다. 퇴근길에 호프집으로 혼자 나오라고 하셨다. 맥주를 한잔 따라 주시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은 같은 목표가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긴장하게 되는 거야, 그럴 때 빈틈없이 업무가 수행이 되고 그 분위기는 시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며 더불어 지역이 편안해 지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경찰은 매사에 긴장하며 근무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부드러운 눈길로 오늘 기분 나쁘지 않았지? 혼나느라 수고했어”, 라고 위로 하신다.

벌써 30년이 지난 옛 일이지만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아니 그때 그 서장님의 부하직원에 대한 신뢰와 배려가 생생하다. 상사의 칭찬 한마디에 한주가 행복하고 상사의 질책에 한 달이 불안한 것이 샐러리맨의 생활이다.

배려는 해도 안 해도 된다. 꼭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이 담긴 작은 배려는 가슴속에 오래 남아 마음을 움직인다. 따라서 현대인들에게 배려는 더욱 절실하고, 가치가 있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오늘 회의 때 내가 자네에게 크게 야단을 쳐도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게", 현직 때 여러 번 써먹었던 나의 작전 멘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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