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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범스님[소설가, 원주 송정암 주지]

혜범스님 STN명사칼럼/세상을 보는 窓

기자명 이정복
  • 칼럼
  • 입력 2018.07.20 17:26
  • 수정 2018.07.30 12:51
혜범스님
혜범스님

[마음의 문 삶의 창]

문은 문자 그대로 안과 밖을 연결해주는 통로이다. 밀실과 광장, 빛과 어둠 꿈을 가져다주는 우리들의 세계를 결정한다. 무문, 무문관이란 원래 문이 없다, 삶은 수행이다, 에서 출발한다. 모든 건 벽이다, 라는 가설이다. 문이 없다, 라는. 벽은 문이라는 가정.

어떤 문을 여는가, 어떤 세상을 갖는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내부와 외부, 우리는 내부에 있지만 외부로 나아가고 다시 내부로 돌아온다. 그렇게 우리는 내부와 외부세계를 드나들거나 물건, 생각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 위하여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을 문이라 한다.

내부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된다. 장애, 닫힘일 수 있고 갇힘일 수도 있다. 그렇게 빛과 소리의 문을 이루는 건 우리들 마음이다. 길고도 깊은 인연이다. 문 없는 벽은 없다. 열릴 듯 열리지 않는 문들. 그렇다. 열리지 않는 문 또한 없다. 여기서 또 가정이 나온다. 또한 모든 벽은 문이다. 그렇다. 벽 없는 문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문이기도 하고 벽이기도 하다.

벽은 문을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존재의 문이란 그렇다. 우리들의 문은 변화의 문이다. 벽이 있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엄마의 자궁벽을 보라. 인연의 문이다. 태초의 벽은 우리가 무언가를 얼마나 진정으로 원하는지 가르쳐준다.

인생에 있어 쉽게 열리는 문도 있고, 굳게 닫쳐있는 커다란 문도 있다. 모든 존재에는 걸림 벽이 있고 막힘 벽에는 반드시 열리는 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문, 우리는 삶이라는 프로젝트, 그 닫힌 문을 열며 사는 것이다. 하나의 문을 열면 또 하나의 문이 나온다. 날마다 여는 새로운 문. 생활의 문, 생노병사의 문인 것이다.

태어남과 죽음은 어쩔 수 없는 문이다. 탄생이후 죽음이전까지의 인생이라는 프레임도 문이다. 문은 우리들의 시선과 시각을 결정짓는다. 시선이 시각을 만드는 것이다. 오온의 1차적 시선은 끌림이다. 산하대지 두두물물 그 사물과 사건. 그 대상은 타인이 되지만 시선의 확장은 시각이 된다. 시각은 3차원적이다. 그러나 그 목적지는 결국 타인을 돌아 우리에게로 되돌아 온다. 시선을 응시라 한다면 시각은 관조다. 시각, 즉 감각적 이해는 이해, 감성의 발생, 감동 혹은 사랑과 같은 감정을 이끈다.

세계내 존재로서 존재하는 실재를 '있다'로 인지하는 것이 현상인식이다. 다른 사물과 다른 변별성을 부여하는 건 물리인식이다. 유해한 것인지 '괜찮다'는 것인지 인식을 통과하여 '이 뭐꼬'라는 존재인식을 유발한다.

벽관(壁觀)이라 함은, 마음의 안과 몸의 바깥에 마치 벽()을 세워둔 것처럼 직접 벽, 그 문제. 프로젝트와 마주하여 앉아있는 것, 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굳건한 벽처럼 사유와 통찰에 전혀 흔들림이 없는 단정한 자세가 되어 참구하는 걸 일컫는다. 흔히 면벽(面壁)한다, 한다.

문은 세상을 향한 생명력이다. 일차원적 의미체계를 평면 위에서 삼차원으로, 평면상에서 사차원의 세계,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 활동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그렇다. 삶은 수행이다. 세상은 수행처다.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문은 결정된다. 고정관념에서탈피, 발상의 전환은 그만큼 중요하다. 마음의 문, 삶의 창을 열어 새로운 출발의 아침을 맞이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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