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의 겨울은 쓸쓸하고 고적하다 잎 떨군 나목의 처연한 모습텅 빈 거리에 부는 찬바람작은 교회의 십자가도 예수님처럼 외롭다기차가 지나가버리는 마을윙윙 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가로등벗겨진 비닐하우스 안이 으스스 떨고 있다따뜻한 모든 것이 그리워지는 계절그냥 와서 살라고 이웃에게 빌려주고 떠났던 고향집. 그 사람들도 얼마 전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썰렁하게 비어있는 빈 집 정리도 할 겸 며칠 있다 가려고 내려와 불을 때고 일찍 누었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빈집에 들어와서 문득 나를 만난다. 잊혀진 것들의 고요를 만지며 오래
[스타트뉴스=이철휘기자]사람을 제대로 보려면 그 사람의 만년(晩年)을 보라고 했다. 요즘, 젊은 시절부터 어렵게 쌓아 온 명성을 늙어서 제 손으로 다 허물어 버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행백리자(行百里者)는 반구십리(半九十里)라고 했던가? 100리 길을 가는 어진 사람은 90리 길을 절반으로 삼아 너그러운 마음과 덕행을 쌓아가면서 목적지까지 묵묵히 간다는 뜻이다. 거의 목적지인 90리 길을 오고서 비로써 반쯤 왔구나하는 여유 있는 생각을 가져야 인생의 연륜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고 본다. 인생 70이라는 종심(
지난 여름의 무겁고 힘든 폭염과 열대야 다 잊은 채 다시 가을이 왔다. 지쳐있던 세월의 소리에 삶의 속살들이 헤집고 나오듯이 서늘해진 바람 속에 갈대의 흔들림이 애잔하다. 윤회로 빚어낸 저 억새의 춤사위가 없다면 가을의 정취도 제 맛을 나타내지 못했을 것이다. 파란 하늘아래 바람이 풀어놓은 영혼의 소리, 바람의 형상이 드러난다. 무리지어 청춘을 휘날리며 들판을 점령하더니 어느새 하얀 머리 휘날리는 백발이 되어 능선을 휘감고 나가는 가을의 전령자.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가는 것이 어디 억새뿐이랴. 사람도 바람 따라 세월 따라 흔들리며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면 기분이 좋고 가꾼 사람의 마음과 정성을 읽을 수 있다.손이 자주 가야하고 잡초나 불필요한 것들은 뽑고 잔가지들은 정리를 해줘야 한다.또한 적당히 물을 주고 때에 따라선 영양도 공급해 줘야한다. 그렇게 가꾸다가도 며칠만 방치하면 잡초가 차올라 온다.우리 마음도 정원과 같아서 가꾸지 않으면 시기, 미움, 분노 같은 것이 자라 마음 밭이 황폐해 질 뿐 아니라 남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우리 육체는 마음의 노예다.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창의력과 지혜를 발휘하기도 하고 인생을 파괴시키고 남을 절망시키는 무서운
여행은 그 자체로 삶의 쉼표가 된다.쉼표는 그 뜻처럼 쉼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일상의 삶에서 벗어나 얻는 '쉼과 여유' 미지의 세계에서 느끼는 '넓은 시야와 깨달음' 이런 것들이 새롭게 나를 만나는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이 나를 반추해보고 반성하는 계기도 되기에 될 수 있는 한 여행은 혼자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 한다.낭만 가득한 여유도 누려보고 자연과 하나 되는 동화 속 세상도 접해보며 참다운 고독이 무엇인지 맛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
시정신이란 한 편의 시가 창작되기 전에 시인이 지닌 시적 감동의 내용을 가리키며 한 마디로 시 창조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서 한 편의 완성된 시를 poem이라 하는데 창작 이전의 시적 감동의 내용은 아직 시가 아닌 시 창작의 원류인 셈이다. 시를 뜻하는 영어 poetry는 희랍어 poiesis에서 유래되었으며 한자어 詩라는 단어가 言 + 寺(持)이듯 이 또한 언어로 이루어지는 창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시인은 자신을 둘러싼 자연 속에서 생명을 느끼며 살아가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한 시간에 갇힌 스스로의 실존적 상황을 외
게임만 하는 아이에게 정원에 나가 예쁜 꽃이라도 보라고 했더니 / 그보다 예쁜 꽃들이 사이버 속에 많다며 계속 게임만 한다인간의 오감 만족시키는 사이버 속엔 온갖 것 날아다닌다 / 대형 수족관 헤엄치는 물고기들 만지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 물속에 잠겨 있는 집은 산소 공급으로 공해 없는 쾌적한 환경으로 제공되고 자동차들은 접었다 폈다 어디든 날아다닌다. 식사는 알약 몇 개 / 젊은이들은 서로에게 연결된 전류를 통해 성적 욕구를 채울 뿐 / 아이는 원하는 대로 수정관을 통해 탄생된다. 만질 수 있는 건 실체가 아니다 거북이는 산에서
[대전]=스타트뉴스=이근희기자]=서귀포에서 남쪽으로 뱃길 10분정도가면 가파도가 나온다. 마치 바다가 피자 한판을 구워놓고 자연과 사람을 초대한 듯, 산이 하나도 없는 나즈막한 섬이다. 따뜻한 피자위에 고소한 내음새가 피어오르면 잊었던 고향이 찾아와 가슴에 안긴다.파도가 심술부리는 날은 갈매기조차 나래를 접고 쉬었다 가고 150가지 자연을 닮은 얼굴들이 모여 삶의 애환을 나누는 곳이다. 어느 곳이든 사람 사는 곳은 다 같듯이 이곳도 서로의 부대낌 때문인지 고소사건도 일어나 가슴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만 사람 사는 인정이 야생초처럼
[노인은 다 옳다]100명 정원의 요양원을 17년째 운영하면서 많은 어르신들을 보고 느낀 것은 ‘노인은 다 옳다’ 였다. 80여 평생 살아오는 동안 생활 철학이 있고 몸에 뵌 습관과 살아 온 세월의 연륜이 있다 보니 노인은 옳을 수밖에 없다.그런데 문제는 내가 다 옳다 보니 남을 인정하기보다는 고집을 부리며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여러 어르신을 모시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건강관리보험공단에서 장기요양등급을 받고 입소하시기 때문에 거의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이 있는 어르신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서도 인지 능력이 있는 어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나이가 70을 넘고 보니 삶을 보는 눈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의 삶은 어디서 오는가를 생각하게 되고, 찰나의 인생 속에서 진정 우리가 취하고 가야 할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미움과 번뇌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모두가 다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마음이란 무엇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하는 것이 마음인데 환경과 여건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 자신도 모르는 마음을 어찌 알 수 있느냐 말이다.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선 먼저 언어의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언